무엇보다 경제하방에 따른 실업률 상승, 빈부격차 심화, 악화된 민심을 감안해 관리통제구역과 일반구역을 구분해 사회적 전파를 차단하는 사회적 칭링정책(社会面清零)의 선별적 통제관리를 통해 내년 3월 양회를 기점으로 점차적으로 위드코로나 정책으로 전환할 가능성이 있다. 성장보다는 안정을 중시하는 기존 정책기조를 유지하며 대내적으로는 소비확대, 양극화 축소, 농촌활성화 등 사회경제적 이슈에 방점을 둔 보수적인 경제정책과 대외적으로 적극적인 대외개방과 중국 주도의 글로벌 공급망 구축에 나서는 정책방향으로 수렴될 가능성이 높다. 그만큼 20차 당 대회가 가지는 의미는 남다르다. 중국 내부정치, 경제정책 방향의 변화를 넘어 국제관계의 패권 지형에도 크고 작은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20차 당 대회 이후 지정학적∙지경학적 대외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시진핑 3.0 시대의 대내외 정책 변화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시진핑 3.0 시대 대내외 정책의 핵심 방향은 크게 3가지 관점에서 그 변화를 전망할 수 있다. 첫째, 글로벌 경제외교의 본격화를 통해 기울어진 대외 이미지 회복과 글로벌 리더십의 부각이다. 침체된 중국 경제의 대외활로를 모색하고 미·중간 패권전쟁에서 우군 확보를 위한 대외행보를 더욱 강화할 것으로 예측된다. 지난 9월 우즈베키스탄에서 개최된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 참석을 시작으로 11월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개최되는 G20 정상회의 그리고 APEC 정상회의 등 2020년 코로나 확산, 내부정치 이슈 등의 이유로 멈춘 시 주석의 글로벌 통상외교가 본격화되면서 글로벌 리더십 구축에 집중할 가능성이 높다. 중국은 실용주의 경제외교를 통해 그동안 느슨해진 글로벌 경제 연결고리를 다시 강화하는 방향으로 선회할 것이다. 이와 함께 시 주석이 제시한 인류운명공동체의 2개 핵심 축인 '글로벌발전 이니셔티브(GDI)'와 '글로벌안보 이니셔티브(GSI)‘를 더욱 구체화시켜 나가며 주변국과 제3지대 국가들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하고자 할 것이다. 글로벌발전 이니셔티브는 공동발전, 인민 중심, 호혜와 포용·혁신 견지, 인류와 자연의 공생이란 목표로 2021년 9월 UN총회에서 제안한 개념이다. 글로벌안보 이니셔티브는 주권존중과 영토보전, 내정불간섭, 각국의 안보 존중, 일방주의 반대, 안보 불가분 원칙 견지 등을 목표로 2022년 4월 보아오 포럼 화상연설에서 제시한 개념이다.
둘째, 더욱 심화된 공동부유론 및 쌍순환 정책이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 공동부유는 부의 재분배, 양극화 해결, 불평등 해소로 요약된다. 중국 정부는 부(富)의 양극화가 공산당의 당위성과 권위에 위협을 주고 있다고 판단한다. 개혁개방 40년간 중국은 초고속 성장으로 세계 2위의 경제대국으로 성장했다. 중국 부자순위를 발표하는 후룬연구원 2020년 보고서에 의하면, 2019년 기준 중국 내 600만 위안(약 12억원) 이상의 자산을 가진 부유계층이 처음으로 500만 가구(중국 인구의 0.3%)를 넘어서며 전년대비 1.4% 증가했다. 한편, 국가통계국 자료에 의하면, 중국 인구의 39.1%는 여전히 월 소득이 1000위안(약 20만원)의 저소득층으로 양극화가 매우 심각한 상태이다. 문제는 2020년 코로나 이후 지역봉쇄 등 강력한 방역정책에 따라 빈부격차가 더욱 심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공동부유는 시 주석 3.0 시대에도 중요한 어젠다로 자리잡을 것이다. 결국 소외된 계층과 낙후된 농촌경제와 지역을 발전시켜나가고, 이를 통해 지속적인 경제성장을 하겠다는 것이다. 또한 미·중간 충돌이 장기화되면서 쌍순환(수출 의존도를 줄이고 내수 비중을 높이는 경제구조 전환) 정책을 더욱 심화시켜 나갈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내수경기 부양과 기술자립을 통해 안정적인 성장을 꾀하고 동시에 미래 먹거리를 위한 ‘디지털 경제’ 전환을 본격화 할 것이다.
박승찬 필자 주요 이력
△중국 칭화대 경영전략박사 △주중 한국 대사관 경제통상전문관 및 중소벤처기업지원센터 소장 △사단법인 중국경영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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