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 독과점 시대 막 내리나… 불안한 '점유율 50%' 지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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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다이 기자
입력 2022-10-17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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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심 라면 제품 4종 [사진=농심]

한때 80%에 육박하던 농심의 라면 시장 점유율이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최근 한 보고서는 50% 선마저 깨진 것으로 전하기도 했다. 

17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발표한 '2022 가공식품 세분시장 현황 - 라면'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농심과 오뚜기, 삼양, 팔도 등 4개 라면 제조업체 기준 국내 라면 소매시장 규모는 2조100억원으로 전년보다 6.7% 줄어들었다.

제조사별 국내 라면 시장 점유율은 농심이 49.5%였고, 오뚜기 26.4%, 삼양식품 10.2%, 팔도 8.2%, 풀무원 0.8%, CJ제일제당 0.5%, 기타 4.4% 순이었다. 1위 농심의 시장 점유율은 전년 대비 1.1% 줄면서 50% 아래로 떨어졌다. 브랜드별 시장 점유율은 신라면이 16.9%로 1위였고, 진라면(9.5%), 짜파게티(7.5%), 팔도(5.8%), 육개장사발면(4.8%) 등 순이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aT보고서에 의문을 제기한다.
라면업계 관계자는 "순수한 라면시장으로 보기 어렵다"면서 "라면 사업을 하지 않는 CJ제일제당이 포함된 것만 봐도 '라면 시장' 기준이 아닌 '면류 가공식품' 전체 기준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인스턴트라면 점유율(봉지, 컵라면)은 농심 53.4%, 오뚜기 23.5%, 삼양식품 11%였다. 앞서 aT가 제시한 기준은 라면, 소면, 당면 등 모든 면류를 포함한 '면류 가공식품' 기준이라는 설명이다. 

업계가 분석한 라면 점유율에서 농심은 수년째 50% 선을 아슬아슬하게 지키고 있다. 2017년에는 50.5%, 2018년 51.4%, 2019년 51.7% 수준이었다. 2020년에는 코로나19 수혜로 54.2%까지 올랐으나 2021년 53.4%로 소폭 하락했다.

1989년 우지 파동 이후 30여 년간 부동의 1위 자리를 굳혀온 농심은 한때 점유율 80%를 바라보며 라면업계에서 독주 체제를 이어갔다. 2011년 팔도 '꼬꼬면'과 오뚜기 '기스면', 삼양식품 '나가사끼짬뽕' 등 하얀국물 라면이 인기를 끌면서 점유율이 10% 가까이 떨어졌을 때도 60%에 가까운 점유율을 유지했다.

오뚜기의 추격과 '불닭볶음면'을 앞세운 삼양식품마저 빠르게 사세를 확장하자 한때 70%에 육박했던 농심의 라면 점유율은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다. 

대표 제품인 '신라면' 매출이 주춤한 상황에서 이를 대체할 히트 상품이 부재한 점도 점유율 하락 원인으로 꼽혔다. 신라면 외에도 안성탕면, 짜파게티, 너구리 등 인기 제품들에 안주하면서 경쟁사에 밀렸다는 해석도 나온다. 

농심은 24년 만인 올 2분기 국내 시장 적자를 기록하기도 했다.

그나마 계절면 배홍동비빔면 선전을 위안으로 삼고 있다. 지난해 3월 출시한 배홍동비빔면은 지난 8월 매출 기준 16위에 올랐다. 장마와 폭우 영향으로 비빔면 시장이 주춤한 가운데 배홍동비빔면은 팔도 비빔면에 이어 2위 자리를 확고히 했다. 

한편 증권가에서는 농심의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2% 감소한 197억원으로 전망했다. 지난달 라면과 스낵류 가격을 인상하지 않았다면 2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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