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고환율·고금리 악재의 파급효과로 내년 한국 경제성장률이 1%대 후반으로 둔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아울러 내년에도 추가 기준금리 인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최종 기준금리 3.75%까지 오를 것으로 추정됐다.
하나금융그룹 산하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18일 '2023년 경제·금융시장 전망' 보고서를 통해 "2023년 국내경제는 지정학적 리스크, 정책적 리스크, 구조변화 리스크 등이 맞물리는 가운데 고물가·고금리·고환율의 파급효과가 본격화되면서 성장률이 1%대 후반으로 둔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과 서방과 러시아의 대립, 미·중 패권 경쟁 격화로 지정학적 리스크가 증대되고 있는 영향이다.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한 글로벌 통화긴축과 재정건전화를 위한 재정긴축 기조 등 정책발 리스크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연구소는 2022년 경제성장률이 2.6%(추정)로 회복세가 약화되는 모습을 나타내고, 2023년에는 1.8%로 상당폭 둔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민간소비도 가계의 실질 구매력 감소, 부채부담 증가, 자산 가격 하락 등으로 증가율이 2.2%(22년 4.1% 추정)로 축소될 것이라고 했다.
건설투자와 설비투자 증가율은 각각 올해 -1.6%, -4.3%(이상 추정치)에서 내년 1.4%, -0.2%로 추정했다. 수출(통관 기준) 역시 반도체를 비롯한 주력 수출품목들의 단가 하락, 지정학적 리스크 부각 등의 영향으로 증가율이 마이너스로 전환(올해 8.5% → 내년 -0.6%)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러시아발 원자재 수급불안, 서비스 가격의 하방경직성, 원·달러 환율 상승 등으로 고물가 흐름(올해 5.3% → 내년 3.5%)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정유탁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2023년에는 금융 혼란 가중과 성장 둔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공급망 재편 등 구조적인 변화 속에 새로운 균형점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불확실성이 확대될 가능성에도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2008년 이후 처음으로 고물가와 성장 부진이 동시에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연구소는 내년에도 추가 기준금리 인상(최종 기준금리 3.75% 예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대내외 추가 금리인상이 상반기에 종료되고 글로벌 경기가 하강 국면을 나타내면서 시중금리(국고 3년(평균): 내년 상반기 4.08% → 하반기 3.88%)는 점진적으로 하락하고 장단기 금리차 역전 현상이 장기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원·달러 환율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리인상 속도 조절 기대 속 무역적자 개선, 양호한 대외 신용 등을 감안할 때 상고하저 흐름을 나타낼 것으로 내다봤다. 평균 원·달러 환율이 내년 상반기 1400원에서 하반기 1340원의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측했다. 오현희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국내 수출 위축 및 서비스 적자 확대, 대외 불확실성 심화 등에 따른 외환시장의 변동성 위험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부동산 시장의 가격 하락세는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금리 급등으로 부채상환 부담이 증대되고, 매수심리 위축도 지속되면서다. 하서진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은 "금융여건 악화 속에 과거와 달리 수도권과 비수도권이 동조화되는 모습을 나타내고 있어 낙폭이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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