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서비스 먹통 사태 이후 카카오뱅크·페이에서 입출금 오류가 발생하자 해당 고객들이 예치된 돈을 빼서 타 금융사로 갈아타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지난 16일 직장인 A씨는 결혼한 지인에게 카카오톡(카톡) ‘친구송금’ 기능으로 돈을 보냈다. 카카오 먹통 때문인지 '송금 봉투가 도착했다'는 카톡 알림이 안 떴고, 상대방이 송금 봉투를 받았는지 확인도 되지 않았다. A씨는 "축의금이 문제 없이 간 건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A씨 카카오페이와 연결된 카카오뱅크 계좌에서는 축의금만큼의 금액이 빠져나갔다. A씨는 "카톡 알림이 없어서 당황했다. 카톡 기능이 복구되면 늦게라도 알림 메시지가 올 줄 알았는데 며칠째 그대로"라며 "카톡 오류로 송금한 돈이 증발한 것은 아닌지 걱정이다. 고객센터 연결도 어려워 답답하다"고 했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는 카카오페이 및 카카오뱅크에서 알 수 없는 돈이 들어오고 빠져나갔다는 인증이 하나둘 올라왔다.
이날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카톡 되니까 카카오페이에서 돈 빼야지"라는 제목의 글이 화면 캡처 사진과 함께 올라왔다.
글 작성자는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카카오페이에 돈이 좀 있다"면서 카톡 더보기 페이지의 카카오페이 탭에 7만8000여 원이 있는 것을 인증했다. 이어 작성자는 카카오페이를 클릭, 연결된 카카오뱅크 계좌로 들어갔으나 7만8000원가량이 아닌 1원이 들어있던 사진을 올리며, 본인 소유일지 모르는 돈이 사라진 것은 아닌지 의문을 표했다.
이 글 아래 댓글에는 다른 누리꾼들이 "덕분에 나도 1만2000원 (있는 것을 발견하고) 뺌", "혹시나 해서 확인해봤는데 0원이길래 '하나도 없네' 하다가 무의식적으로 눌렀는데 6366원 있다"고 적었다.
이밖에 온라인상에는 "카카오페이에 2000원이 있어서 통장으로 보내려고 아는데 왜 아래 사진처럼 100원만 뜨나요? 오류인가요?" 등의 글도 올라왔다.
이처럼 카카오페이와 카카오뱅크에서 송금 및 거래 확인 서비스 오류, 잔액 확인 오류 사례가 잇따르면서 아예 돈을 빼겠다는 이들이 늘고 있다. 카카오 금융 계열사에 넣어둔 돈을 빼서 타사로 옮겼다거나 관련 앱을 삭제 조치했다는 인증 글 역시 쏟아지고 있다.
이들은 공통으로 카카오페이, 카카오뱅크가 금융사로서 신뢰를 잃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한 누리꾼은 "카카오페이, 카카오뱅크를 삭제했다. 더 이상 쓰지 않는다. 없어도 기존 주거래 은행 이용으로 전혀 불편함이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누리꾼도 "애초에 오프라인 업무가 가능한 주거래 은행도 아니고, 창구도 없는 카뱅(카카오뱅크)인데 (앱) 화면 속 전자화된 숫자가 내 돈이라고 믿은 것에 갑작스레 괴리감이 느껴진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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