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은 19일 부품 협력사들에 5조2000억원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우선 현대차그룹은 중소벤처기업부와 500억원 규모의 R&D 기금을 조성해 부품사들의 기술 개발을 돕는다. 내연기관 차에는 약 3만개의 부품이 들어가며, 이 중 37%의 부품은 전기차에 적용할 경우 사라지는 부품이다. 이에 따라 전동화 전환이 시급하지만 부품사들의 경영 악화로 미래 전환에 대한 투자가 미미한 실정이다.
한국자동차연구원이 지난해 부품업체 경영성과를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이자 보상배율이 1 미만인 기업이 전체의 36.6%였다.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이면 당해연도 영업에서 벌어들인 이익으로 그 해 이자도 다 못 갚는다는 뜻이다.
특히 금리와 환율의 가파른 상승으로 올해 투자 환경도 여의치 않다. 올 2분기 한온시스템의 영업이익은 60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0.2% 감소했다. 같은 기간 만도의 영업이익은 457억원으로 40.4% 급감했다. 1차 부품 협력사가 이 정도 충격을 받았다면 2·3차 협력사들의 어려움은 더욱 클 수밖에 없다. 전종근 한국자동차산업학회 회장은 "자동차 부품사 281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1차 벤더의 24.8%, 2차 벤더의 22.4% 등은 영업적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올해 현대차그룹이 300곳 이상의 1차 협력사에 부담하는 원자재 납품대금 인상분 규모는 약 3조원이다. 여기에 나머지 협력사의 경영 상황 등을 고려해 추가로 4000억원가량을 지원한다.
아울러 납품대금 연동제의 효과가 2·3차 협력사에 확산될 수 있도록 '상생협력5스타' 제도에 납품대금 연동제 평가 항목을 추가할 예정이다. 상생협력5스타는 부품 협력사의 상생협력 수준을 평가해 차기 연도 입찰 점수에 반영하는 제도다. 납품대금 연동제를 도입하는 1차 협력사에게는 인센티브를 제공할 계획이다.
공급망 안정화 기금 조성을 위해서는 유관기관과 손을 잡는다. 현대차그룹은 1000억원의 재원을 지원하며, 자동차부품산업진흥재단은 지원 대상 모집 및 선발을, 대중소기업농어업협력재단은 기금 관리 및 집행을 담당한다.
이 밖에 '사업다각화 지원 펀드', '납품대금 연동제 도입 지원 펀드', '대출 신용보증 프로그램'를 조성해 협력 부품사의 금리, 이자 부담을 덜어준다. 기존에 운영 중인 2∙3차 협력사 전용 대출펀드에는 1000억원을 추가 투입해 총 2000억원 규모로 운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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