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여주시 '상생방안' 요구에 용인 클러스터 지연···지역 이기주의에 흔들리는 'K-반도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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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지 기자
입력 2022-10-23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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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경기가 안 좋지만, 언젠가는 살아날 수밖에 없는 부분들이 있다. 그때 팹(공장)이 없으면 좋은 경기에 대응할 수 없다. 미리 공장을 지어 메모리반도체 생산 능력 확대에 대비해야 한다.”
 
최근 만난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향후 생존을 위해 신속한 투자가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호황과 불황을 주기적으로 오가는 메모리반도체 산업의 특성상 언제 다시 올지 모를 호황에 대비해 생산 역량을 미리 확보해놓아야 한다는 의미다. 현재 글로벌 메모리반도체 시장은 하락세에 접어들었지만, 전문가들은 2024년에는 호황을 예상하고 있다.
 
특히 국내 반도체 기업인 SK하이닉스가 약 120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힌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가 지연되고 있는 것이 눈에 띈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는 415만㎡ 규모 토지에 첨단 반도체 공장 단지를 세우는 프로젝트로 당초 2019년 처음 계획됐다. 용인시에 따르면 완공 시 3만1000여개 일자리가 창출되고, 188조원 부가가치가 발생하는 등 상당한 경제 효과가 전망된다.
 
그러나 현재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는 착공식조차 못했다. 일부 인허가를 맡은 여주시가 SK하이닉스 등에 여주시를 위한 '상생방안'을 수용해달라고 요구하면서 계획이 지연되고 있는 탓이다.

문제는 여주시가 요구하는 상생방안에는 이번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의 공업용수 관로 인허가와는 관련 없는 제안들이 다수 포함됐다는 점이다. 상생방안의 구체적인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여주시가 밝힌 것에 따르면 시내 토지에 적용된 개발 규제를 해소해달라는 등의 내용이 담겼다.

이는 '상생'이라는 명목 아래 인허가권을 쥔 여주시가 그동안 못내 바라왔던 요구를 제안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재계 일각에서는 여주시가 국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반도체 산업의 백년대계(百年大計)를 놓고, 지역 이기주의를 앞세우고 있다는 비판마저 나온다.

물론 정말 상생방안 때문인지는 여주시청 밖에서는 알기가 어렵다. 그러나 여주시로 인해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가 지연되고 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여주시가 인허가를 볼모로 시간을 지연하고 있는 결과 SK하이닉스의 신공장은 2027년 이후에나 가동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재계 안팎에서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인하가 여부를 주목하며 한국은 스스로 투자하겠다는 기업도 쫓아낸다는 후문이 나온다. 타국 정부가 인허가·조세 등을 적극 지원해 오히려 타국 반도체 기업의 생산 시설을 '모시려고' 하는 상황에서 자국 기업의 투자를 도와주기는커녕 훼방을 놓고 있다는 시각에서다.

자국 기업마저 생산 설비를 쉽사리 짓지 못하는 국가에 과감히 투자할 글로벌 기업은 없다. 국내에 대규모 일자리와 부가가치 창출을 위해서, 또 글로벌 경쟁이 치열한 국내 반도체 산업의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 진정한 상생이 무엇일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볼 때다.
 

김수지 산업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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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개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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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적당한 요구야 이해하지만 ᆢ 뮬허가권 100조안주면 허가안해쥐. 라는 강도심보는 창피할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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