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정상회의 3주만에 다시 개최...에너지 위기·러-우크라 사태 등 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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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권 기자
입력 2022-10-20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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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AFP연합뉴스]



유럽연합(EU) 27개 회원국 정상들이 20일(현지시간) 3주만에 다시 국제회의를 연다. 회원국들은 러-우크라 전쟁 장기화와 함께 대(對)중국 전략도 재고할 전망이다.

샤를 미셸 EU 이사회 상임의장은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막을 올리는 EU 정상회의에 앞서 "작금의 지정학적 맥락을 고려하면 우리는 미래에 이 중요한 관계를 어떻게 바라볼지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며 중국에 대한 전략적 토론을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U 내에서는 이번 회의를 앞두고 대중국 정책의 변화 가능성이 거론돼왔다. 파이낸셜타임스 등에 따르면 EU 외교 담당 부서는 최근 보고서에서 중국을 ‘전면적 경쟁자’로 봐야 한다고 권고했다. 이는 EU의 대중 정책이 3년 만에 바뀌는 것을 의미한다. EU는 2019년까지만 해도 중국을 ‘협력 파트너이자 경쟁자, 체제 라이벌’이라며 다차원적으로 규정한 바 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이번 당대회를 계기로 '초장기 집권' 발판을 마련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것도 EU가 주목하는 부분이다.

유럽은 이미 중국에 대한 경제 의존도가 높다는 점에서, 러시아에 에너지를 의존하다가 직격탄을 맞았던 '과오'를 다시 범하지 않으려면 지금부터 대비해야 한다는 대중 강경론도 고개를 드는 분위기다. 지난 17일 EU 외교이사회에서 호세프 보렐 EU 외교·안보 정책 고위대표도 "EU가 중국을 경쟁자로 여겨야 하며, 중국 의존도를 줄여야 한다"고 언급했다.

에너지 위기에 대응하는 방안도 논의된다.  샤를 미셸 EU 이사회 상임의장은 "의제의 초점은 에너지 위기가 될 것"이라며 "특히 수요를 줄이고, 공급 안정성을 확보하고 가격을 억제하는 방안 등 세 분야에 대한 대응을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사안의 핵심은 단연 러시아의 공급 감축으로 직격탄을 맞은 천연가스 가격을 잡기 위해 상한제를 도입할지 여부다.

가스 가격은 전쟁 초반인 지난 3월 메가와트시(MWh)당 335유로로 사상 최고점을 찍은 뒤 등락을 거듭하다 최근 110유로 수준까지 떨어졌다. EU가 올겨울 가스 비축량 목표는 일단은 달성한 데다 대체재인 액화천연가스(LNG) 수입을 늘리면서 다소 안정된 것이다.

그러나 여전히 우크라이나 전쟁 이전 MWh당 50∼70유로선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여전히 높다. 올겨울이 지나고 나면 다시 가스 저장고를 채워야 하므로 언제든 가격은 다시 치솟을 수 있다.

전체 27개 회원국 중 절반 이상인 15개국은 가스 가격상한제를 조속히 도입해야 한다고 촉구해온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그러나 독일, 네덜란드는 일괄적으로 가격을 제한하면 오히려 공급 불안정성이 커질 수 있다며 여전히 반대하고 있다.

러시아 대응도 중요 의제 중 하나다. 특히 러시아가 이란제 드론을 사용한 것과 관련해 EU는 추가 제재에 잠정 합의한 상태다.

EU 순환의장국인 체코 정부는 이날 정상회의에 앞서 "EU 회원국 대사들이 우크라이나 공격에 사용된 이란제 드론을 제공한 기관들에 대한 새 조처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관련자 3명과 1개 기관에 대한 자산동결을 결정했으며, EU의 기존 대이란 제재 명단에 올라 있던 4개 기관에 대한 제재를 확대하는 방안도 준비됐다고 전했다.

아울러 러시아의 공습에 수도와 전기가 끊기는 등 겨울철을 앞두고 비상이 걸린 우크라이나에 대한 인도적 지원 방안을 논의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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