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지자체들은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지난 3년간 축제를 열지 못하거나 비대면으로 개최해 왔으나 올들어 정부의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정책으로 봇물 터지듯이 너도나도 축제를 개최해 오고 있다. 경산시도 코로나19로 인해 그동안 미뤄왔던 축제를 개최하고 있다. 지난달 말에 개최된 ‘갓바위 축제’를 비롯해 지난 22일에는 경산 공설운동장 일원에서 ‘경산 대추축제’를 23일까지 열고 있다.
하지만 경산시가 시의 예산을 들여 개최하는 축제가 먹자 판으로 전락하고, 투자 대비 효용 측면에서 낙제점이라는 비판이쏟아지고 있어 개선이 시급하다.
◇ 선택과 집중이 결여된 산만한 축제
그러나 경산시의 축제는 집중과 선택이 결여돼 비효율적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남천면 ‘산전 맥반석포도축제’ ‘갓바위 축제’ ‘대추축제’ 등이 너무 동떨어진 장소에서 열리고 있어 그들만의 축제로 전락했다는 여론이다.
경산시의 축제는 너무 단조롭고 볼 것이 없다는 지적이 많다. 야시장이나 향토상품 판매에 집중한 나머지 축제의 본질인 문화적 요소가 결여 됐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인근 영천시의 경우 한방의 유용성을 홍보하거나 몸에 이로운 약재의 설명과 시음 등 다양한 축제프로그램으로 관람객들이 직접 참여하는 축제로 승화시켜, 영천의 축제가 경북의 명품축제의 반열에 오르게 했다. 또 축제기간 ‘인문학 강좌’도 열어 시민들과 영천을 방문한 관광객들의 지적 호기심도 충족시켜 축제의 궁극적인 목적인 문화의 장을 실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 도시의 위상보다 초라한 축제 그들만의 축제로 전락할 위기 봉착
경산시는 경북에서 유일하게 인구가 순증하는 도시다. 인구도 28만명을 돌파하고 교육과 교통 등의 사회적 인프라도 경북에서 찾아보기 힘든 광역도시에 견주어도 빠지지 않을 정도로 발달돼 있다.
그러나 도시의 문화적 수준을 가늠하는 축제는 그렇지 못하다는 지적이다. 인근 인구 4만명의 청도군의 대표 축제인 ‘청도반시축제’는 청도뿐만 아니라 인근 대구와 심지어 전국에서 찾아오는 명품축제로 자리잡았다.
반면 인구 28만명의 문화적 인프라가 충만한 교육도시 경산시의 축제는 그렇지 못하다. 야시장 위주의 먹자 판과 축제 때마다 따라 다니는 풍물 패의 호객행위와 바가지 요금 등으로 시민들과 관람객들에게 외면받고 있다.
영천시의 인구 3만명 남짓 한 자양면에서 열린 별빛 축제에는 8만명의 관람객이 다녀갔다. 영천의 한우축제, 포도페스타, 한약축제, 과일축제에는 헤아리지 못할 정도의 관람객이 찾아 축제를 빛냈다. .
경산 대추축제에 참가한 한 시민은 “매년 똑같은 축제에 정말 실망한다. 한라산 가도 ‘돌 하루방’이 있고 설악산 가도 ‘돌 하루방’이 있는 웃지 못할 풍경과 무엇이 다른가를 묻고 싶다”며 “시장도 바뀌고 이제 좀 역동적으로 경산시가 바뀌어가는데 축제도 바뀌어야 하지 않겠냐”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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