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차기 총리 경쟁 혼란…"존슨 복귀 시 보수당 '존폐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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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진 기자
입력 2022-10-23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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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도계 수낵, 경쟁서 앞서지만 존슨 역전 가능성도 존재

  • 보수당 내부서는 존슨 복귀 경고 나와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지난 7월 6일(현지시간) 엘리자베스 2세 여왕에게 사임을 보고하기 전 런던 다우닝가에서 퇴임사를 하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차기 총리 자리를 두고 영국 정치가 혼란에 빠졌다. 인도계 리즈 수낵 전 재무부 장관이 총리 경쟁에서 가장 앞서는 가운데 보리스 존슨 영국 전 총리가 복귀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면서다. 이를 두고 영국 보수당 일각에서는 '파티 게이트'와 거짓말로 쫓겨난 존슨 전 총리가 복귀하면 당이 존폐 위기에 놓일 것이라는 살벌한 경고까지 나온다. 

22일(현지시간) 도미니카공화국에서 급히 귀국한 존슨 전 총리가 영국 총리 경쟁의 변수로 떠올랐다. 존슨 전 총리를 지지하는 보수당 의원이 55명에 불과한데도 존슨 전 총리가 경선 전 의원 100명 이상의 지지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영국 BBC·일간지 가디언 등이 이날 보도했다. 

현재까지 수낵 전 장관은 차기 총리 후보 경쟁에서 앞선다는 평가를 받는다. 아직 공식 출마 선언을 하지 않았지만 가장 많은 하원의원의 추천을 확보했다. 영국 '1992년 위원회'의 당대표 경선룰에 따라 후보로 출마하기 위해서는 하원의원 100명 이상의 추천을 받아야 한다. 이날 영국 BBC가 보수당 의원 357명 중 지지 후보를 밝힌 203명을 집계한 결과에 따르면 수낵 전 장관은 이미 128명의 지지를 확보해 후보 출마 요건을 충족했다. 

문제는 존슨 전 총리가 수낵 전 장관의 뒤를 빠르게 쫓고 있다는 점이다. BBC 집계에 따르면 아직 존슨 전 총리 추천을 표한 하원의원은 53명뿐이다. 다만 마감시간 전까지 100명 이상의 추천을 충족시킬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당원 투표를 거치게 되는데 당원 투표에서는 팽팽한 승부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수낵 전 장관은 과거 존슨 전 총리의 퇴진에 결정적 역할을 해 통합 이미지가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영국 차기 총리가 양 후보로 좁혀지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단일화 가능성도 제기됐다. 수낵 전 장관이 존슨 전 총리를 품어 통합 이미지를 확보하려는 것이다. BBC에 따르면 이날 저녁 양 후보는 비공개 회동을 했다. 양 후보의 회동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현지 매체들은 수낵 전 장관이 존슨 전 총리에게 외무장관직이나 내무장관직을 제안할 가능성을 전했다. 

당심 확보가 필요한 수낵 전 장관에게 단일화는 매력적인 카드다. 특히 수낵 전 장관은 앞선 보수당원 투표에서도 리즈 트러스 전 총리에게 밀려 패배한 바 있다. 다만 이 경우 존슨 전 총리가 단일화 제안을 수락할지 여부가 관건으로 보인다. 전례상 영국 전직 총리가 직급이 낮은 장관직을 맡은 경우는 적으며 1970~1974년 앨릭 더글러스 장관이 총리 이후 외무장관을 맡은 것이 마지막이다. 

동시에 존슨 전 총리의 복귀 가능성을 두고 보수당 내부에서는 강력한 경고가 잇따르는 상황이다. 불명예 퇴진을 한 존슨 전 총리의 복귀를 막아야 한다는 것이다. 존슨 전 총리가 복귀하면 영국 경제가 더욱 혼란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로저 게일 보수당 의원은 가디언에 존슨 전 총리가 다시 총리로 돌아온다면 보수당의 원내총무를 사임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보수당 의원도 가디언에 존슨 전 총리가 복귀하면 사임을 고려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존슨 전 총리의 복귀가 의회 해산으로 인한 조기 선거와 '보수당'의 종말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과거 존슨 전 총리 내각 시절 동료마저도 수낵 전 장관을 지지한다는 말도 나온다. 가디언은 소식통을 인용해 "수낵 전 장관이 금융시장의 안정을 이룰 수 있고 기준금리와 모기지 이자율이 추가 인상될 가능성을 줄이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존슨 전 총리가 제레미 헌트 재무장관의 계획에 영향을 줘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앞서 헌트 장관은 트러스 총리의 감세안을 철회하고 대규모 증세안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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