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1180원대이던 원·달러 환율이 최근 1440원대까지 상승함에 따라 대구상공회의소는 환율 상승에 따른 대구기업의 영향을 파악하기 위해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기간은 지난 6일과 7일 응답 기업으로 대구기업 수출입 제조업 120개 사다.
조사 결과 응답 기업의 41.7%가 고환율로 인한 ‘원자재 단가 인상’, ‘대금 결제 시 환차손 발생’ 등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고 있다고 답했다. 수출 결제 대금의 환차익 등으로 ‘긍정적 영향’을 받고 있다는 응답은 전체의 22.5%였고, 긍정·부정적 영향을 동시에 받고 있다는 기업도 25.8%였다. 특히 세부적으로 수입 기업의 경우, ‘긍정적인 영향’만 받고 있다는 비율이 전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 기업 대상 ‘통상 환율이 10% 상승’하는 상황에 대해 문의한 결과, 응답 수출기업 10곳 중 6곳(61.0%)에서 수출금액이 증가하고, 수출금액 증가율은 평균 7.4%, 마진은 평균 3.9%P 개선된다고 답했다. 생산비용 부문에서는 응답 기업 전체 10곳 중 8곳(80.9%)이 증가한다고 답했고, 평균 9.0%의 비용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생산비용 증가의 주원인으로는 해당 기업의 95.8%가 ‘원자재비 부담 증가’(95.8%)를 꼽았는데, 직접 수입하지 않는 기업도 수입된 원자재 국내 구입비가 증가했다고 지적했다. 뒤 이어 유류비 증가 등에 따른 ‘물류비 증가’(52.1%), ‘국외 법인 및 지사 관련 비용 증가’(3.1%) 등의 순으로 답했다.
문제는 상승한 생산비용을 제품 가격에 전혀 반영하지 못하는 비율이 42.7%였으며, 1~25% 정도 일부 반영하는 기업도 37.5% 그쳤다.
한편 전체 응답 기업의 사업계획 수립 당시 올해 환율 전망치는 평균 1244원 수준이었지만, 설문조사 시점에는 평균 1353원으로 예상했다. 이 중 79.2%가 올해 원·달러 환율 수준이 사업계획 수립 시 전망치보다 높을 것으로 답했고, 이로 인해 매출이 감소할 것 같다는 비율은 27.7%였다. 영업이익이 감소할 것 같다는 비율은 이보다 18.0%P 더 높은 45.7%로 집계됐다.
세부적으로 수입 기업에서는 영업이익이 감소할 것이란 비율이 87.5%로 월등히 높았고, 통상 고환율로 혜택을 보는 것으로 알려진 수출기업의 매출 또는 영업이익 증가 답변은 각각 39.0%, 36.6%에 그쳤다. 환율 변동 관련 10곳 중 4곳에서 대응책이 없다고 답했고, 대응 중인 기업조차도 인건비 등 원가절감, 수출입 단가 조절 등의 대비책에 그쳤다.
대구는 글로벌 금융위기로 환율이 급등하던 당시 지역내총생산과 수출입이 모두 감소한 사례가 있다. 현재는 무역적자를 기록 중인 전국에 비해 다행히 대구가 흑자를 기록하고 있지만, 환율 상승 기조가 계속될 때 지역 역시 적자로 전환될 우려가 있다.
대구상공회의소 관계자는 “환율 변동에 대비해 기업이 환 헤지 상품 가입 등 외환리스크 관리를 강화해야겠지만, 기준금리와 마찬가지로 환율은 개별 기업이 대응하기 힘든 만큼 수출입 관련 금융 보증 지원 강화, 주요국과의 통화 스와프 확대 등 정책당국의 역할이 그 어느 때 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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