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안 시정연설] 巨野 "약자 복지로 포장한 부자감세"…국회 심의 가시밭길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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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훈 기자
입력 2022-10-26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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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주당, 헌정사 최초 대통령 시정연설 보이콧 직후 예산안 정면 비판

  • "청년 일자리 등 민생예산 10조 삭감"...野 예결위 워크숍서 항목 공개

  • 與 "국민 향한 연설…공당 의무 저버린 野에 깊은 유감"

윤석열 대통령이 25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 대한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의원 전원은 검찰의 대장동 수사를 정치보복으로 규정하고 이날 윤 대통령의 시정연설을 보이콧 했다. [사진=연합뉴스]



헌정사상 최초로 대통령 국회 시정연설을 전면 보이콧한 더불어민주당이 25일 윤석열 정부를 겨냥해 "민생예산이 삭감된 것만 10조원 정도 된다"고 밝혔다. 반면 국민의힘은 "공당의 의무를 저버린 행태"라며 비판의 수위를 올렸다. 대통령의 시정연설을 거부한 거대야당의 반발이 거센 만큼, 향후 국회의 예산안 심의도 가시밭길이 될 전망이다.

◆김성환 "尹정부 부자감세 예산안, 英 총리 사퇴가 증명"

김성환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최근 트러스 전 영국 총리가 초부자감세를 통한 긴축재정을 하겠다고 했다가 44일 만에 사퇴했다"며 "결과적으로 윤석열 정부가 세계적 추세라고 했던 것이 세계적 사례로 옳지 않았다는 게 증명됐다"고 일침을 가했다.

김 정책위의장은 "부자 감세에 기초한 예산을 편성했음에도 불구하고 약자 복지라는 이름으로 포장했으나 윤석열 정부가 일부 증액한 사업이 마치 전체 사업인 것처럼 얘기하는 것이 안타까웠다"며 "저희가 추계해보니 민생예산이 삭감된 것만 10조원 정도 된다"고 덧붙였다.

그는 "내일(26일) 민주당 예결위원회 워크숍 이후에 항목을 공개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며 "대표적으로 노인 일자리, 청년 일자리, 지역화폐, 임대주택 예산만 따져도 대략 10조원 정도의 민생 예산을 삭감하고 겨우 몇 푼 편성한 것을 약자복지라고 하는 것을 보며 비정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고 부연했다.

◆검은 넥타이 맨 이재명..."檢, 헌법 위에 있겠다는 선전포고"

앞서 민주당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국회 시정연설을 전면 '보이콧'했다. 대통령의 시정연설에 야당 의원들이 전원 불참하는 것은 헌정사상 최초다. 과거 국무총리가 대통령 대신 연설을 낭독할 때 야당 의원들이 퇴장한 사례는 있다. 하지만 대통령 취임 첫해에, 그것도 대통령이 직접 참석해 연설하겠다고 밝힌 상황에서 야당이 이를 거부한 적은 없었다.

민주당이 시정연설 보이콧을 택한 것은 최근 이 대표의 대선자금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가 점차 포위망을 좁혀오고 있는 상황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읽힌다. 이 대표가 '대장동 특검'을 제안하고, 민주당이 이미 시정연설 보이콧까지 시사했음에도 전날 검찰이 당사 내 민주연구원 압수수색을 강행한 것이 결정적이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이날 시정연설 전 의원총회에 검은 넥타이를 매고 나타난 이 대표는 "(대통령의) 시정연설을 하루 앞두고 벌어진 이번 사태는 정상적인 정치를 거부하고 국민과 헌법 위에 군림하겠다는 선전포고"라며 "정치 도의와 국민의 기대를 저버린 것에 대해서 엄중한 심판이 뒤따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與 "野 시정연설 보이콧, 국회법상 의무 저버리는 행태"

이에 대해 국민의힘은 야당의 시정연설 '보이콧'을 강력히 비판했다.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연설 후 기자들과 만나 "20년 이상 정치하면서 대통령의 새해 예산안 국회 시정연설을 야당이 이렇게 무성의하게 대한 걸 본 적이 없다"면서 "국민을 향한 연설이다. 새 정부의 예산안 첫 시정연설을 이런 식으로 대하는 제1야당 태도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 역시 같은 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시정연설은 (정부가) 국민의 대표인 국회에서 정부의 입장을 국민에게 설명하고 이해를 구하는 자리"라며 "야당이 마치 시정연설에 참여하지 않는 것이 특권이라도 되는 것처럼 정치 사안과 연결 지어 보이콧을 선언하는 것은 너무 부적절할 뿐만 아니라 국회법상 의무마저도 저버리는 행태"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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