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글로벌 지속가능성 공시기준을 제정하는 과정에서 정보 공시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들을 고려해 기준 적용의 유연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25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국제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ISSB) 최종 기준 및 향후 과제 세미나'에서 "글로벌 기준 제정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유연성 문제는 논의 과정에서 충분히 검토돼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행사는 25일부터 27일까지 열리는 국제회계기준(IFRS)재단 이사회 서울 총회 행사 중 하나다. IFRS재단은 ISSB 등을 지배‧감독하는 기구다. ISSB는 글로벌 지속가능성 공시기준을 제정하고 있다.
이날 행사에는 마뉴엘 파베르 ISSB 위원장과 에르키 리이카넨 IFRS 재단 이사회 의장 등 주요 인사가 참석했다. 특히 IFRS재단 감독이사회 위원장이자 벨기에 금융청장인 장 폴 세르베 위원장이 국제증권감독위원회(IOSCO) 위원장으로 선임되면서 위원장으로서 첫 대외 활동을 이번 서울 총회에서 시작하게 됐다.
김 부위원장은 "한국 정부도 지속가능한 성장을 뒷받침하기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에 동참할 것"이라며 "ISSB 등 지속가능성 공시기준 제정을 위한
국제 논의에 적극 참여하고 국내 지속가능성 공시제도 전반을 정비하겠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자본시장내 평가 제도, 금융·투자 분야에 있어서도 지속가능 성장을 위한 기반을 마련하겠다"며 "ESG 평가의 투명성과 신뢰성을 제고하는 한편 정책금융기관의 금융지원을 통해 중소‧중견기업의 지속가능 경영을 지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금융위는 2021년 1월 단계적인 지속가능성 공시 의무화 일정을 제시, 2025년부터 일정 규모 이상 코스피 상장사의 지속가능경영보고서 공시 의무화를 추진하고 있다. 이에 대비해 적용대상 기업과 공시항목, 기준, 검증체계 등도 구체화할 예정이다.
수 로이드 ISSB 부위원장은 주제발표에서 "지난 3월 발표한 ESG 공시기준 초안을 통해 기업이 부담해야 하는 비용을 고려하고 있다"며 "초안 발표 후 1400개가 넘는 의견이 수집됐다. 특히 국가별로 제정된 기준과 상황 유용성이 담보돼야 한다는 의견이 두드러졌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기업에는 기회비용 등 상세정보가 제공될 것"이라며 "다양한 의견을 검토해 초안을 바탕으로 내년에 기준서를 완성할 계획"이라고 부연했다.
김광일 금융위 공정시장과장은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공시기준 도입은 기업들에게도 좋은 기회"라면서도 "공시가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가치사슬 포괄공시의 경우 협력사도 포괄해야 하기 때문에 실현가능성에 의문이 있다"며 "국가별 공시 기준으로 인해 한국기업뿐만 아니라 해외 기업들의 이중 공시 문제에 대해서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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