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기침체 우려에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인상 속도를 낮출 것이란 기대감이 확산하면서 강달러 현상이 약화하는 모습이다.
26일(현지시간) 엔화, 유로화 등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는 장 중 한때 전장 대비 1.118% 하락한 109.7을 기록했다. 이는 9월 20일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27일 오후 1시 56분(한국시간) 기준으로 달러 인덱스는 109.78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10년물 국채 금리가 지난주 최고치 수준인 4.338%에서 4.0317%까지 하락하면서 달러 쏠림 현상이 완화했다. 스코티아 이코노믹스의 데릭 홀트 자본시장 대표는 “달러화 약세와 미 국채 금리가 완만하게 하락한 점은 연준 피벗에 대한 희망적인 생각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로이터통신에 말했다. 강달러 현상을 촉발한 연준 긴축이 막바지에 이르렀다는 기대다.
연준이 11월에 기준금리를 0.75%포인트(p) 올린 뒤 12월에는 금리인상 폭을 0.5%포인트로 낮출 것이란 ‘속도조절론’에 대한 기대감이 빠른 속도로 확산하고 있다. 특히 미국 30년 만기 고정 모기지(주택담보대출) 평균 금리가 7% 넘어서면서 미국 8월 주택 가격이 가파른 하락세를 기록하자, 연준이 금리인상 폭을 줄일 수밖에 없을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렸다.
이날 유로화 가치는 1.11% 상승한 1유로당 1.0079달러까지 회복하며, 9월 13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1유로=1달러 패리티 붕괴에서 벗어난 것이다. 아울러 유럽중앙은행(ECB)의 금리 결정을 앞둔 점도 유로화 가치를 끌어올렸다. ECB는 27일 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할 것으로 유력시된다.
영국 통화인 파운드화 가치도 1.33% 급등한 1파운드당 1.1625달러를 기록하며 9월 13일 이후 최고치를 찍었다. 리시 수낵 신임 영국 총리가 이끄는 새 내각이 애초 10월 31일로 예정됐던 중기 재정 전망 발표를 11월 17일로 미루는 등 재정 악화 문제를 해결할 것이란 낙관론도 파운드화 가치 회복에 영향을 미쳤다.
이 외에도 역내 위안화 가치가 전장 대비 0.56% 회복한 달러당 7.2132위안에, 엔화 가치가 0.4% 오른 달러당 145.76엔에 거래되는 등 아시아 통화들의 가치도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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