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개혁을 위해서는 정부로부터 독립적인 기금운용위원회 설립이 선행돼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남재우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27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연금개혁 세미나'에서 "국민연금 수익률을 1% 높일 때마다 연금고갈 시점을 4년 늦출 수 있다"며 "국민연금 개혁에 앞서 운용 수익률을 제고해야 사회적 합의를 도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현재 추세가 지속될 경우 오는 2030년이면 급여지출이 보헙료수입을 상회하기 시작한다. 또 2042년부터는 총지출이 총수입을 상회하는 급여수지차가 발생, 자산을 매각해 급여를 지급해야 하는 시점이 도래한다.
남 연구위원은 "2042년까지 남은 20년이 수익률 제고의 골든타임"이라며 "자산을 불릴 수 있을 때 충분히 불려둬야 한다"고 설명했다.
국민연금 수익률 제고 방안으로는 국민연금 독립성 강화가 제시됐다. 현재 국민연금의 경우 정부와 시장으로부터의 독립성이 미흡해 충분한 수익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남 연구위원은 "현재 국민연금의 의사결정체계로는 하락장이면 어김없이 대두되는 국민연금의 구원투수 역할론이나 환율 상승으로 인한 부적절한 외부 압력에 대응하기 어렵다"며 "대체투자 및 해외투자를 확대해야 하는 시점이지만 최고의사결정기구인 기금운용위원회의 독립성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운용 고도화를 위한 중장기 전략을 뒷받침할 수 있는 자산배분 및 기금운용체계 개편이 필요하다"며 "기금운용위원회를 대표자 집단에서 전문가 집단으로 재편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특히 자산부채종합관리(ALM) 위원회의 설립 필요성이 강조됐다. ALM을 통해 제도 운영과 기금운용을 명시적으로 분리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남 연구위원은 "이미 해외에서는 CPPI(캐나다)나 APG(네덜란드) 등 정부로부터 독립성이 보장된 독립위원회가 연금을 운용하고 있다"며 "연금개혁 및 운용체계 개편의 골든타임을 놓쳐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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