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옆 골목에서 10명이 깔려 소방당국에 신고가 접수되고 조치가 이뤄지던 지난 29일 밤 10~11시경 현장에서는 참사 상황을 전혀 인지하지 못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이날 현장에 있었다는 김모씨(29·부산 남구)는 사고가 처음 발생한 용산구 이태원동 옆 골목 근처에 있었으나 상황에 대한 구체적 안내가 없어 상황 파악이 어려웠다고 밝혔다.
김씨는 “당시에 현장에서 경찰 통제가 이뤄졌지만 참사가 일어났을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며 “경찰이 골목을 가로막고 돌아가라는 말만 반복해서 그냥 사소한 일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사망자·부상자들에 대한 응급조치가 이뤄지던 밤 11시까지도 참사를 인지하지 못했다고 했다.
그는 “사람들이 대로변에 누워서 응급 조치를 받는 것을 봤지만 압사 사고라고는 생각도 못했다”며 “사람들도 그냥 가볍게 사진과 동영상을 찍는 분위기였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도 현장에서 경찰의 대응이 미흡했다고 평가했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경찰은 현장이 어떤 상황인지에 대한 정보를 신속하게 파악해 경찰 인력과 시민들에게 알렸어야 했다”고 진단했다.
곽 교수는 “예상치 못한 상황이었지만 빠르게 대응하기 위한 훈련이 평소에 돼 있어야 했다”며 “또 참사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이런 상황에서 시민들의 협조를 구하는 훈련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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