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떨리는 손으로 묶은 파란리본..."이태원에 있는 것조차 죄의식 느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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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오현 수습기자
입력 2022-10-30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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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람 죽어가는데 한쪽에선 여전히 축제 한창

  • 참사 다음날 오전까지 코스프레 복장 시민들 술 취해 '비틀'

  • "이게 큰일인가요?" 도 넘은 시민 안전불감증

30일 오전 파란색 추모 리본이 달린 이태원역 [사진=최오현 수습기자]

29일 밤부터 151명이 숨지는 '참극'이 발생한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사고 현장에는 다음날인 30일 오전 11시까지도 술에 취해 비틀거리는 시민들이 있었다.

30일 오전 7시에 도착한 사고 현장에는 술에 취해 상황을 파악하지 못한 사람들이 왕왕 눈에 띄었다. 지하철 역사에서도 코스프레 복장 그대로 주저앉아 있는 시민들, 벤치에 누워 잠든 주취자 등도 쉽게 볼 수 있었다.
 

30일 오전 파란색 추모 리본이 달린 이태원역 [사진=최오현 수습기자]

 
 
이태원역으로 내려가는 계단 손잡이에는 파란색 추모 리본이 달렸다. 리본을 단 유모(21)씨는 친구와 선약이 있어 가는 길에 일부러 이태원역을 들렀다. 유씨는 "집에서 뉴스를 보고 믿기지 않았다"며 "한쪽에선 사람들이 여전히 놀이인 줄 알고 놀고 있다는 얘기를 듣고 분노했다. 그래서 이렇게라도 하고 싶어서 오게 됐다"고 울먹이며 말했다.

그는 "이곳에 있는 것조차 죄의식이 들어서 오래 있기가 힘들다"며 떨리는 손으로 리본을 묶고 자리를 떴다. 

 

지난 29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에서 151명이 사망하는 참사가 발생한 가운데, 다음날인 30일 오전 11시까지도 코스프레 복장을 한 시민들이 현장에서 음주를 즐기고 있다. [사진=최오현 수습기자]

 
도 넘은 일부 시민들의 '안하무인' 안전불감증에 분노하는 시민들도 있었다. 실제 150명 넘는 사람들이 생사의 기로에 있던 절체절명의 사고 당시에도 한쪽에선 음주가무가 한창이었다. SNS(소셜네트워크) 상에는 급파된 소방 인력과 구급 차량 바로 옆에서 일부 시민들이 흥겨운 팝송에 맞춰 춤추는 영상이 퍼지기도 했다.

축제 참가자 박모(24)씨는 술에 취해 "이게 큰일인가요?"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사람이 죽었다는 이야기를 듣기는 했는데 그때 나가면 어차피 다른 곳으로 갈 곳이 없어서 술집 마감 시간인 오전 5시까지 놀았다"고 말했다.

함께 축제를 방문한 친구 최모(24)씨 역시 "밤 10시가 되기 30분 전쯤 이태원에 도착했는데 사고 소식이 뜨길래 무슨 소리인가 했다"며 "내가 여기(이태원) 있기 때문에 믿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소방차와 경찰차가 연달아 가길래 축제라서 소방, 경찰차도 코스프레 하는가 보다 생각했다"고 했다.
 

30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사고 현장. [사진=최오현 수습기자]]

 
상황이 대부분 수습된 낮 12시 현장에서도 한쪽에서는 곡소리가 퍼지는 반면, 한쪽에선 여전히 코스프레 복장의 주취자들이 보이는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인근 편의점 알바생 30대 최모씨는 "한쪽에서 사람들이 죽는데 한쪽에선 사람들이 놀고 있어서 이상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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