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칼럼] 일론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 이유와 암호화폐에 미치는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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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근영 한국블록체인스타트업협회 명예회장
입력 2022-11-01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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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근영 한국블록체인스타트업협회 명예회장[사진=아주경제DB]

지난 28일 일론 머스크는 440억 달러(약 62조4000억원) 규모의 트위터 인수를 완료하고, 기존 트위터 최고경영자(CEO)·최고재무책임자(CFO) 등을 해고했다. 이날 머스크는 트위터의 상징인 파란 새가 비로소 자유로워졌다는 뜻인 '새가 풀려나다(the bird is freed)'는 트윗을 올리며 성공적인 인수 완료를 시사했다.

머스크는 페이팔 전신인 온라인 결제 회사 엑스닷컴(X.com), 로켓 제조 및 민간 우주 기업 스페이스X, 뇌·컴퓨터 인터페이스 회사 뉴럴링크, 인공지능(AI) GPT-3 개발사 오픈에이아이(OpenAI)를 설립했으며, 초고속 진공 열차 하이퍼루프 프로젝트를 기획·추진 중이고 지하 운송 시스템 더 보링 컴퍼니도 설립했다. 투자자로 참여했던 테슬라를 인수해 시가총액 세계 최대 자동차 제조회사로 성장시키기도 했다.

이러한 머스크의 지난 행적을 볼 때 이번 트위터 인수는 조금 뜻밖의 행보로 보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필자는 머스크가 뉴럴링크·오픈에이아이의 AI 기술을 트위터에 접목해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전자결제 업체인 페이팔을 통해 쌓은 금융 시장에 대한 경험·역량을 트위터라는 플랫폼에 녹여내면서 암호화폐 시장에서 또 다른 큰 기회를 노리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필자는 무엇보다 이번 트위터 인수의 가장 큰 이유로 트위터가 실제 가치에 비해 저평가돼 있다는 점을 꼽고 싶다. 사실 트위터는 이용자 수 4억3600만명 수준에 불과하며 전 세계 소셜미디어 시장에서 10위권에 들지 못한다. 현재 소셜미디어 시장은 메타의 페이스북·메신저·인스타그램·왓츠앱 등 4인방이 주도하고 있으며 구글 유튜브, 중국의 위챗·틱톡도 모두 이용자 수가 10억명을 넘는다는 걸 볼 때 트위터의 위상은 아직 많이 부족한 편이다.

더구나 아직 이렇다 할 강력한 수익 모델도 없다. 페이스북·유튜브 등 맞춤형 광고가 강점인 다른 서비스와 달리 트위터가 갖고 있는 이용자 정보(빅데이터) 자체가 부족해 맞춤형 광고가 쉽지 않은 상황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앞에 거론된 여타 플랫폼 인수 가격에 비해 인수 금액이 상당히 낮다는 점은 사실이다. 여기에 머스크가 보유한 AI 회사와 시너지 효과로 빅데이터 활용 방법을 좀 더 세련되게 개선한다면 인수 후 기업가치 상승에 상당한 효과가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

앞서 머스크는 트위터 운영 정책에 비판적 시각을 드러내면서 트위터가 표현의 자유를 준수하지 않는다며 문제 삼았다. 특히 트위터 AI 알고리즘에 따라 사용자에게 노출되는 콘텐츠가 달라지는데, 이 AI 알고리즘이 편향됐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이는 머스크가 지난 4월 트위터 인수를 발표하며 트위터의 알고리즘을 오픈소스로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한 당시에도 그의 의도를 확인할 수 있다.

그는 트윗을 통해 "트위터의 아름다운 점은 시민 저널리즘에 힘을 실어준다는 것"이라며 "사람들은 기득권의 편견 없이 뉴스를 확산할 수 있다"면서 트위터에 많은 변화를 줄 것을 시사했다. 필자는 그가 트위터를 비상장 회사로 바꿔 상장 회사로서 규제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다양한 시도를 통해 트위터를 다른 소셜미디어와 차별화해 CNN을 능가하는 미디어 그룹으로 발전시킬 것으로 기대한다.

또한 도지코인(DOGE) 마니아로 알려진 머스크가 이미 암호화폐에 대한 많은 연구와 검토를 마친 것으로 보인다. 그가 이미 오래전부터 비트코인(BTC)·도지코인 등 암호화폐를 지지하는 발언을 자주 한 것에서 그 근거를 찾아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그는 중앙화된 권력에 반발해 암호화폐를 포함한 탈중앙화 생태계에 힘을 실어주는 행보를 보여 왔다. 이러한 점이 암호화폐 업계가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를 반기는 배경이다.

특히 세계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인 바이낸스의 창펑자오 CEO는 이날 트위터를 통해 "이틀 전 5억 달러(약 7100억원)를 (머스크에게) 송금했다"고 전하면서 바이낸스가 트위터의 공식 주주가 된 것을 밝혔다. 디크립트에 따르면 창펑자오는 공식 성명을 통해 "머스크가 트위터에 대한 새로운 비전을 실현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어 기쁘다. 우리는 암호화폐와 블록체인 기술의 활용과 채택을 확장하기 위해 소셜미디어와 웹3를 묶는 역할을 하길 기대한다"고 했다.

사실 트위터는 현재까지 대체불가능토큰(NFT) 생태계에서 주요 커뮤니티 역할도 하고 있다. 프로필 NFT(PFP NFT) 유행이 트위터에서부터 본격 활성화됐고 대표적 PFP NFT인 '지루한원숭이들의요트클럽(BAYC)'은 머스크를 포함한 유명 인플루언서가 트위터 프로필 사진을 BAYC NFT로 바꾸면서 주목을 끌기도 했다. 즉 소셜네트워크 프로필 사진을 자신이 보유한 NFT로 설정하는 유행이 트위터에서 본격 시작됐다. 이에 트위터에 암호화폐 결제가 도입될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트위터 인수 발표와 동시에 도지코인 가격은 무려 60%나 급등했다. 또한 이번 인수에 미래에셋자산운용이 3000억원 규모로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체 인수 금액 대비 투자 금액은 미미한 수준이지만 국내 기업으로는 유일하게 이번 인수에 참여했단 점에서 커다란 의의가 있다.

이번 인수가 평소 머스크의 암호화폐에 대한 깊은 관심과 관련 있다는 점으로 미뤄볼 때 미래에셋의 암호화폐에 대한 지대한 관심이 반영된 투자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실제로 미래에셋은 올 초 기관투자용 암호화폐 커스터디 사업에 진출한다고 밝혔으며 지난 3월 NFT 스타트업 이뮤터블에, 5월 국내 NFT 프로젝트 메타콩즈에 투자했다. 암호화폐 상품 개발에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트위터가 구독 경제 등으로 매출 구조를 바꾸는 등 수익 구조에 대해 체질 개선을 추진하면서 상장 폐지 후 일정 기간 자유로운 상태에서 여러 업그레이드 과정을 거치며 수익성을 제고하고 재상장을 추진한다면 기업가치는 상당히 올라갈 것으로 예상한다.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는 향후 암호화폐 산업 발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침체된 암호화폐 시장 활성화에 분기점이 되지 않을까 한껏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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