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 '탄탄'…연준, 금리 5% 이상까지 올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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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주혜 기자
입력 2022-10-31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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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EPA·연합뉴스]

강한 고용, 코로나19 기간 쌓아둔 막대한 저축 등으로 인해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억제 전투가 길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연준이 내년까지 기준금리를 5% 이상까지 올릴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린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이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연준은 오는 3일 새벽(한국시간)에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통해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올린 3.75~4%로 결정할 가능성이 크다.

FOMC 위원들은 지난 9월 연준의 최종금리가 4.6%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했었다. 그러나 일부 경제학자들은 기준금리를 4.6% 이상으로 올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에릭 로젠그렌 전 보스턴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지금까지 금리인상에 대한 경제 회복력을 감안할 때 그것이 실제로 충분한지 여부가 가장 큰 문제가 될 것"이라며 연준이 최종금리를 더 올려야 할 수도 있다고 WSJ에 말했다.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의 고문을 지낸 제이슨 퍼먼 하버드대 경제학과 교수는 기준금리가 내년에 5.25%에 도달하거나 그보다 더 높을 수 있다고 봤다. 리서치 회사인 TS롬바르드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스티븐 블리츠는 기준금리가 5.5%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골드만삭스 경제학자들도 전날 보고서를 통해 최종금리 전망치를 기존 4.75%에서 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보고서는 연준이 11월 0.75%포인트, 12월 0.5%포인트, 내년 2월과 3월에 각각 0.25%포인트 인상할 것으로 봤다.
 
이렇듯 이들이 높은 최종금리를 제시하는 것은 미국 경제가 너무 강력해서다. 연준 경제학자들의 추산에 따르면 미국 가계의 저축은 지난해 중반 기준으로 총 1조7000억 달러(약 2419조원)에 달한다. 미국 가계 소득 하위 50% 가구가 보유한 초과 저축액은 올해 6월 기준으로 총 3500억 달러로, 가구당 5500달러다. 
 
기업들은 2020~2021년 초저금리로 자금을 확보했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투기등급 회사채(정크본드) 가운데 3%만이 내년에 만기가 된다. 2025년 이전에 만기가 도래하는 분량은 8%뿐이다. 금리인상기를 버틸 자금을 확보해둔 셈이다. 
 
WSJ는 “주정부와 지방정부도 현금이 넘쳐 2007년에서 2009년 사이의 경기침체 이후보다 훨씬 나은 위치에 있다”며 “경제에서 가장 금리에 민감한 주택 시장이 심각한 침체에 접어들고 있지만 나머지 부문은 버티고 있다”고 짚었다.
 
소비자 신용카드 잔액은 늘고 있으며, 유나이티드 항공, 뱅크오브아메리카, 네슬레, 코카콜라, 넷플릭스 등 미국 주요 기업들은 소비자들의 수요가 여전히 강력하다고 밝혔다.
 
탄탄한 고용시장은 더 높은 임금으로 이어져 물가를 자극하고, 가계가 저축을 소진하더라도 계속해서 소비에 나서도록 부추길 수 있다.
 
연준의 수요 냉각 노력에도 끄떡없는 고용시장 역시 연준의 인플레 억제 전투를 장기화하는 요인이다. 근로자에 대한 급여와 각종 혜택을 측정하는 미 3분기 고용비용지수(ECI)는 1.2% 상승하며 여전히 1%대를 유지하고 있으며, 미국의 실업률은 3.5%로 50년 만에 최저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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