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압사 참사’ 도중 예산심사의 막이 오른 가운데 국회에서는 또 한번 윤석열 대통령의 해외순방 과정에서 불거진 ‘이xx’ 발언 논란이 도마 위에 올랐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는 31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에서 박진 외교부 장관과 권영세 통일부 장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전체회의를 열었다. 이날 회의에서는 지난 29일 발생한 이태원 압사 사고 관련 외교부 조치 및 대응 계획, 외교부·통일부 내년도 예산안 등에 대한 업무보고가 이뤄졌다.
이날 회의에서 김경협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정부 예산안이 국회를 통과해야 하는 시점인 만큼 윤 대통령이 야당을 모독한 데 대한 사과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박 장관을 향해 “대통령실 홍보수석이 윤 대통령의 이xx 발언은 국회가 아닌 야당을 지칭하는 것이라고 했다”며 “국회에 지금 (예산안을) 통과시켜 주십쇼, 라고 얘기해야 하는데 국회를 모독했으면 (윤 대통령의) 최소한의 사과가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질의했다.
이에 대해 박 장관은 “대통령의 사적인 발언, 혼잣말 같은 발언에 대해 뭐라고 평가하는 건 적절치 않다”며 말을 아꼈다. 이에 김 의원은 재차 “국회에다 예산을 편성해 승인해달라고 요청해놓고, 그럼 이xx 들은 그냥 승인해 달라고 하면 조용히, 아무 말 없이 승인해주면 되는 거냐”라고 반문했다. 박 장관은 “전체적인 취지를 감안해서 합리적으로 판단해주시길 바란다”고 답했다.
박 장관 답변에 김 의원은 “합리적인 게 아니지 않느냐. 국회를 향한 태도의 문제고 국회에 대한 모독이 아니냐. 깔끔하게 정리해야 한다”라며 “아무 일 없었단 듯이 태연하게 밀어붙이겠다는 거냐. 이건 너무 뻔뻔하다”고 일갈했다. 김 의원의 질타에 박 장관은 “이 문제는 일단 설명이 돼서 더 이상 말씀을 안 드리겠다”고 선을 그었다.
이날 외통위 소속 여야 의원들과 정부 부처 관계자들은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일제히 검은 리본을 상의에 착용하고 회의에 자리했다. 이들은 외통위 개의 후 이태원 참사 희생자들의 명복을 비는 묵념의 시간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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