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대중국 수출 감소와 반도체 가격 하락의 영향으로 23개월 연속 증가세를 기록했던 우리나라의 수출이 감소로 전환됐다. 에너지를 중심으로 수입액은 여전히 증가해 7개월 연속 무역수지 적자가 이어졌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의 '10월 수출입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은 524억8000만 달러로 전년동월대비 5.7% 감소했다. 같은 기간 수입은 591억8000만 달러로 9.9% 늘며 무역수지는 67억 달러 적자를 나타냈다.
지난달 수출 감소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와 주요국 통화긴축 등에 따른 글로벌 경기둔화의 영향이 컸다. 최대 수출국가인 중국의 수입시장 위축과 최대 수출품목인 반도체 가격이 하락, 10월 기준 최고 수출액을 기록한 지난해 10월의 기저효과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수출이 줄었다.
품목별로도 15대 주요 품목 중 석유제품, 자동차, 이차전지, 자동차 부품을 제외한 9개 품목의 수출이 감소했다. 자동차와 이차전지는 10월 기준 최고 수출액을 기록한 반면 세계 경기 둔화로 수요가 줄어든 반도체, 유화, 무선통신 등은 수출 감소를 기록했다.
지역별로도 9대 지역 중 미국, EU 등 3개 지역을 제외한 중국, 아세안 등 나머지 지역의 수출이 감소했다.
수입은 에너지를 중심으로 늘며 무역적자 장기화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10월 원유·가스·석탄 수입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6억달러 증가한 155억3000만 달러를 기록하며 무역적자 규모를 키웠다.
올 들어 10월까지 3대 에너지원의 수입액은 1587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16억 달러 증가했다. 이는 올해 누적 무역적자 356억 달러를 2배 이상 상회하는 규모다.
산업부는 일본, 독일 등 제조기반 수출강국에서도 수출증가세 둔화와 무역수지 악화가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본은 4월 이후 달러화 기준 수출의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으며 독일·프랑스도 올 7월 수출이 줄어드는 등 주요국의 수출 둔화흐름이 관측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일본은 올 9월까지 14개월 연속 무역적자가 발생했고 프랑스는 올 8월 월 기준 역대 최대 무역적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정부는 수출 감소, 무역적자 장기화 등에 대응하기 위해 '수출경쟁력 강화전략'을 이행하면서 지난달 27일 열린 '비상경제민생회의' 후속조치로 부처별 산업진흥·수출지원 전담체계 구축과 수출전략·지원계획 수립, 수출지원기관간 협력 강화 등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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