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항공화물 亞 거점으로 한국 선택···국내 물류 지각변동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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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현 기자
입력 2022-11-02 0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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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머스크 에어 카고' 미국~한국 운항 시작

  • 복합물류 구축 위한 공격적 영업 전망

  • 항공화물 운임 하락 속 저가경쟁 우려

  • 국내 해운·종합물류 기업도 '발등의 불'

세계 1위 해운사 머스크(Maersk)의 항공화물 항공기가 지난달 31일 미국에서 한국으로 출발했다. 거대 물류 공룡의 한국 항공화물 사업 진출로 인해 국내 물류업계에도 지각변동이 일 것으로 전망된다.

당장 대한항공 등 항공업계는 운임을 두고 머스크와 가격 경쟁을 해야 한다. LX판토스, 현대글로비스 역시 머스크의 ‘복합물류’에 대응하는 전략을 강구해야 하는 상황이다.

1일 물류업계에 따르면 머스크의 항공화물 계열사 ‘머스크 에어 카고’가 지난달 31일 미국-한국 노선 운항을 시작했다.

최근 신형 화물기 ‘보잉767-300F’를 3대 구입한 머스크는 이 중 한 대를 한·미 노선에 투입하기로 했다. 머스크 항공화물 사업의 첫 아시아 노선이다. 당초 머스크는 지난 8월부터 미국과 중국을 잇는 항공화물 노선을 운행하기로 했으나, 10월 들어 한국으로 도착지를 변경했다. 이에 따라 한국이 머스크의 아시아 거점이 될 전망이다.

머스크는 지난 2018년 ‘엔드 투 엔드(End to End)’ 전략을 수립한 후, 육해공을 아우르는 복합물류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엔드 투 엔드 전략은 물류회사가 화주로부터 물건을 받아 소비자의 집 앞까지 모든 물류 과정을 직접 수행한다는 전략이다.

한국이 세계 최대 해운사의 항공화물 아시아 거점이 된 만큼 국내 기업과의 항공운임 가격 경쟁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물류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머스크는 항공화물을 이용한 수익창출이 아닌 복합물류 구축에 목표를 두고 사업 초기 공격적인 영업활동을 할 전망이다.

글로벌 항공화물 운송지수인 TAC 인덱스의 지난달 홍콩~북미 노선의 운임은 1㎏당 7.94달러로 집계됐다. 지난해 12월 ㎏당 12.72달러를 기록했지만, 올해 들어서는 5월 9.69달러, 6월 8.72달러, 8월 8.33달러 등을 기록하며 내림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 가격에서 저가 경쟁까지 이어질 경우, 코로나19 대유행 기간 여객 수요 감소에도 화물항공으로 수익을 올려왔던 대한항공은 실적을 올릴 수 없게 된다. 최근 항공화물 사업을 확대 중인 제주항공, 진에어 등은 거대 물류기업의 경쟁에서 밀려 사업 자체가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까지 제기됐다.

항공업계 외에 국내 해운, 종합물류 기업들도 긴장 상태에 돌입했다. LX판토스, 현대글로비스 등이 육해공을 아우르는 종합물류 사업을 하고 있긴 하지만, 머스크와 같이 직접 배와 비행기를 사들여 운행하는 방식이 아닌 회사의 물류 네트워크를 활용한 방식이다. 즉 물류 시장이 불안할 경우 선박, 항공기 수배가 직접 운영 방식의 머스크와 비교해 어려울 수 있는 것이다.  

지난 2년간 코로나19 대유행에 따른 공급망 붕괴를 경험한 화주들은 어떤 방식이든지 자신의 물건을 고객에게 보낼 안정적인 회사를 찾기 시작했다. 도매판매부터 개별판매 과정까지 모든 물류과정을 직접 수행 가능한 머스크가 아시아 거점을 한국으로 정한 만큼 국내는 물론 아시아 화주 확보 경쟁이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HMM 역시 선복량 확대에 따른 화주 확보 영업이 한창이지만, 머스크에게 주요 화주를 뺏길 수 있는 위기다.

한 수출기업 관계자는 “내 물건을 모든 수단을 동원해 고객의 집 앞에 책임지고 가져다주는 물류회사가 있다면 당연히 그곳을 선택할 것”이라며 “물동량이 줄어들면서 물류사 간 화주 확보 경쟁이 심화한다면 국내 기업들도 머스크와의 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 수단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머스크의 항공화물 계열사 '머스크 에어 카고'의 항공기 [사진=머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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