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지난달 말 기준 요구불예금(MMDA 포함) 잔액은 641조8091억원이다. 전달(670조7737억원) 대비 28조9646억원(4.3%) 줄었다. 요구불예금 잔액은 올해 들어 지난 9월까지 41조294억원 감소했는데, 약 한 달 사이에만 연간 감소분의 40%가 넘게 빠졌다.
요구불예금이 급감한 이유는 금융계가 자금조달 경쟁에 나서면서 정기예금 금리가 치솟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너도나도 공격적으로 정기예금, 은행채 등 자금조달 경쟁에 나서면서 예·적금 금리를 인상했고 '역머니무브' 현상이 두드러졌다.
은행 예금 금리가 5%에 육박하자 한 달 만에 5대 은행 예금에 시중자금 47조7231억원이 몰렸다. 게다가 인터넷전문은행, 저축은행 등에서 출시한 하루만 맡겨도 3% 이상 금리를 제공하는 '파킹통장'까지 인기몰이하면서 0%대 이자를 주는 요구불계좌에 자금을 맡길 이유가 없어진 것이다.
지난달 31일 기준 5대 은행의 변동형 주담대 금리는 상단이 연 7.5%를 넘어섰다. 전세대출과 신용대출 금리 역시 상단이 연 7%를 넘었는데 은행권에선 연말에는 연 8%대에 도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코픽스가 자금조달금리를 가중평균해 산출되므로 정기예금이 늘수록 지표는 상승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연말까지 추가 기준금리 인상이 예상되는 만큼 대출금리는 계속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은행들은 기업의 월급통장 유치나 지방자치단체 시금고 등 기관성예금 확보로 요구불예금 잔액 보호에 주력하고 있다. 정상혁 신한은행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은행들 내부적으로 유동성예금 감소에 대한 고민이 많다"며 "신한은행은 내년부터 서울시 2금고를 유치함에 따라 1분기 2조5000억원 규모의 유동성예금 확보를 기대하고 있으며 계절적으로 (요구불예금) 잔액 증가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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