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국무총리는 '이태원 압사 참사' 당일 112신고 녹취 공개와 관련해 "상응하는 책임을 엄중히 묻겠다"라고 강조했다. 또 전날 외신기자 간담회 도중 통역 문제를 해명하는 과정에서 던진 농담에 대해서도 사과했다.
한 총리는 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주재한 이태원 사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경찰의 가장 기본적인 임무는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것"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경찰청이 전날 공개한 112 최초 신고내역에 따르면 오후 6시 34분부터 "지금 아무도 통제 안 해요. 경찰이 좀 서서 통제해서 인구를 뺀 다음에 안으로 들어오게 해줘야죠"라는 신고자 목소리가 담겼다. 당초 소방당국이 첫 신고를 접수했다고 밝힌 오후 10시 15분보다 약 4시간이 빠르다.
한 총리는 "국민 한 분 한 분이 112버튼을 누를 때는 상당히 급박하고 경찰의 도움이나 조치가 절실한 경우"라면서 "그 이면에는 언제든지 달려와 줄 것이라는 경찰에 대한 믿음과 신뢰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임무를 수행하는데 안일한 판단이나 긴장감을 늦추는 일이 있다면 국민들의 믿음을 저버리는 것"이라면서 "경찰은 특별수사본부와 감찰을 통해 철저히 조사하고 국민들께 투명하고 소상하게 설명하라"고 지적했다.
또한 한 총리는 전날 외신기자 간담회에서 답변 도중 통역에 문제가 생기자 웃음을 지으며 농담조로 설명해 여론의 거센 비판을 받은 일에 대해 사과했다.
당시 한 총리는 통역기 볼륨이 낮아 외국인 기자들이 통역 내용이 잘 들리지 않는다고 곤란해 하자 "이렇게 잘 안 들리는 것에 책임져야 할 사람의 첫 번째와 마지막 책임은 뭔가요?"라고 웃음을 지으며 되물었다.
한 총리는 기술적인 문제로 회견이 지체 되는 점에 대해 양해를 구하는 취지에서 해당 발언을 했다고 입장이지만, 야권과 언론으로부터 질타가 이어졌다.
이에 한 총리는 "경위와 무관하게 국민들의 마음을 불편하게 해드린 점을 사과드린다"고 보도자료를 통해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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