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말 편의점에서 일회용 비닐봉투 사용이 전면 금지되고 일회용품 사용이 제한되면서 시장에 혼란이 예상된다. 편의점업계는 점주와 소비자를 위한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CU, GS25, 세븐일레븐, 이마트24 등 주요 편의점 4개사는 전날 정부가 발표한 일회용품 사용금지 품목과 관련해 대책을 마련 중이다.
앞서 전날 환경부는 이달 24일부터 편의점 등에서 일회용 비닐봉투 사용을 금지하는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을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다만 정부는 법 시행 이후 1년 동안은 과태료를 부과하지 않기로 했다.
편의점업계는 매장 내 일회용 비닐봉투 퇴출 작업에 이미 착수한 상태다. 세븐일레븐은 현재 물류센터 재고를 감안할 때 다음주 중으로 일회용 비닐봉투 발주가 전면 중단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마트24는 지난 4월부터 발주 수량을 기존 1000매에서 100매로 변경해 운영하다가 지난달 발주를 막았다. CU는 지난달 일회용 비닐봉투 발주를 전면 중지했고 GS25는 지난 9월 전국 매장에 대한 발주를 중단했다.
편의점들은 비닐봉투 대체재로 종이봉투, 다회용 봉투, 종량제 봉투 등 세 가지를 준비했다. 그러나 현재 편의점주들 사이에선 비용과 용량이 편의점에 맞지 않는다는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비용적인 부담에 대체재의 용량이 커 소비자들이 사용할지 의문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편의점마다 차이는 있지만 대개 종이봉투 가격은 100~250원으로 책정됐다. 다회용 쇼핑백은 용량에 따라 500원 이상으로, 종량제 봉투 가격은 크기에 따라 100~250원으로 형성돼 있다.
특히 일선 편의점주들은 고객과의 실랑이를 크게 우려한다.
온라인 커뮤니티 '행복한 편의점 만들기 연구소'에서 한 GS25 편의점주는 "종이봉투 특대 사이즈 가격이 200~250원으로 가격이 비싸다"면서 "손님이 상품 담고 가다가 찢어지기라도 하면 점주들한테 문제제기를 할 것 같다"고 우려했다.
해당 커뮤니티에서는 계도기간을 악용하려는 점주들의 게시글도 심심찮게 확인할 수 있었다.
한 점주는 "종이봉투는 고객들이 짜증내고 싫어한다"며 "계도기간 1년 동안 비닐봉투를 매장에 비치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점주들 사이에선 나무젓가락 사용 금지 품목이 헷갈린다는 지적도 많았다. 당초 정부는 편의점에선 컵라면과 도시락을 먹을 때만 나무젓가락 사용이 가능하다고 발표했다. 논란이 일자 전날 정부는 업계 의견을 반영해 즉석조리식품과 냉동식품을 가열만 해 판매하는 경우에는 나무젓가락을 사용할 수 있게 개정하겠다며 한 발 물러났다. 정부는 오는 24일 규정을 정비해 발표할 예정이다.
한 편의점업체 관계자는 "현재 환경부에 나무젓가락 사용 품목에 대해 문의한 상황"이라면서 "오는 24일 규정을 정비해 다시 발표한다고 하니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품목이 확정되면 각 점포에 안내문을 배포해 현장 혼란을 막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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