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연내 마지막 금통위 앞두고 '인플레'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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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근미 기자
입력 2022-11-02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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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일 이승헌 부총재 주재 '물가 상황 점검회의' 개최

  • "공공요금 중심 고물가 지속…근원물가 오름세 확대"

[사진=연합뉴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석 달 연속 5%대를 기록하며 상승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한국은행이 물가 상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올해 마지막 남은 이달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에서 기준금리 추가 인상 수위를 결정할 주요 변수 중 하나로 물가 상승 추이가 꼽히고 있기 때문이다.

2일 한국은행은 이날 통계청이 10월 소비자물가지수를 발표한 직후인 오전 8시 30분 한은 본관에서 '물가 상황 점검회의'를 개최하고 최근 물가 상황과 향후 흐름 점검에 나섰다. 회의를 주재한 이승헌 부총재는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석유류 오름폭 축소 흐름이 이어졌으나 가공식품 오름세 확대, 전기·도시가스 인상 등으로 5%를 상당폭 웃도는 높은 수준을 지속했다"고 평가했다. 

한은에 따르면 석유류가격은 지난 6월 전년 동월 대비 39.6% 상승세를 나타낸 이후 7월 35%, 8월 19%, 9월 16%에 이어 10월 10%대로 둔화되고 있는 추세다. 실제 지난 6월 배럴당 115.7달러 수준이던 두바이유 가격은 지난달 기준 90.6달러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휘발유와 경유 역시 6월 고점을 찍은 뒤 최근 들어 진정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가공식품가격 상승률은 지난 2009년 5월(10.2%)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여기에 물가상승률이 5% 이상인 CPI 품목 비중이 지난 8월 50.9%에서 10월 52.2%까지 확대되는 등 광범위한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고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물가 역시 개인서비스와 내구재를 중심으로 오름폭이 확대됐다. 향후 1년간 일반인들의 물가 상승 전망치를 보여주는 기대인플레이션 역시 4%대의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한은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내년 1분기까지 5%대의 높은 오름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수요측 물가압력을 반영하는 개인서비스물가가 당분간 6%대의 오름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시각이다. 이 부총재는 "향후 물가 전망경로 상에는 국내외 경기하방압력 증대 등에 따른 하방리스크와 고환율 지속, 주요 산유국의 감산 규모 확대 등에 따른 상방리스크가 혼재해 있어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라며 물가에 대한 우려를 드러냈다. 

이처럼 국내 물가가 5%대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추가 금리 인상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달 금통위에서 연 2.50%인 기준금리를 3.00%로 0.50%포인트 인상하는 ‘빅스텝’을 단행한 직후 “물가상승률이 5%대라면 원인이 수요 측이든 공급 측이든, 경기를 희생하더라도 금리인상 기조를 가져가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전날 공개된 금통위 의사록에서도 환율과 물가가 기준금리 인상의 주 요인으로 거론됐다.

최근 한국을 방문한 크리슈나 스리니바산 IMF 아시아태평양국장 역시 한국이 성장보다 물가에 정면대응해야 한다며 이 총재 시각에 힘을 싣고 나선 상황. 이에 오는 24일 개최될 한은 금통위에서도 기준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이 유력하게 점쳐진다. 문제는 현재 3% 수준인 기준금리의 인상 속도를 어떻게 가져갈 것이냐에 대한 부분이다. 실제 '빅스텝(0.5%포인트 기준금리 인상)'을 결정한 지난달 금통위원들 간에는 물가와 금융안정을 위해 빅스텝을 단행해야 한다는 의견과 경기 둔화를 고려해 속도조절에 나서야 한다는 의견이 극명하게 엇갈렸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물가를 안정시키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금리 인상이 불가피하겠지만 한편에서는 경기둔화 우려와 자금시장 유동성 경색 우려가 번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한은이 통화 긴축 수위 조절에 있어 고민이 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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