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금융권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최근 일주일 사이에 예·적금, 파킹통장 상품 금리를 크게 올렸다. 먼저 지난달 27일 ‘플러스박스’ 금리를 연 2.7%로 올렸다. 이는 지난달 7일 2.5%로 올린 이후 한 달도 지나지 않아 추가로 인상한 것이다. 케이뱅크 대표 정기예금 상품인 ‘코드K 정기예금’ 금리도 최대 1%포인트 올랐다. 이에 가입 기간 1개월 이상, 3개월 미만까지는 연 3.10% 금리가, 6개월 이상에서 12개월 미만은 연 4.20%가 적용된다.
이어 이달부터는 적금 상품인 ‘코드K 자유적금’ 금리는 연 0.5~0.6%포인트, ‘주거래우대 자유적금’ 금리는 최대 1.1%포인트 상향 조정했다.
또 다른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는 지난달 18일 예·적금 금리를 최대 1.20%포인트 올리는가 하면 파킹통장 상품인 ‘세이프박스’ 기본 금리도 연 2.6%로 기존보다 0.40%포인트 인상했다. 이달부터는 26주 적금, 저금통 금리를 올렸다. 26주 적금은 우대금리가 최대 연 0.50%포인트에서 3.50%포인트로 늘어 최고 금리가 연 7.0%까지 상향됐다. 저금통 금리는 기존보다 7%포인트 오른 연 10%다.
이처럼 인터넷전문은행 3사가 치열하게 수신금리 인상 경쟁을 펼치는 배경은 조금이라도 금리가 높은 곳으로 옮겨가는 ‘금리 노마드족’을 잡기 위한 전략으로 분석된다. 이미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장금리가 크게 오르면서 개인 투자자 자금이 주식과 가상화폐, 부동산 등에서 안전자산인 은행 예·적금으로 대거 이동하는 ‘역 머니무브’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최근 수신금리 인상 경쟁에서는 케이뱅크가 웃는 모양새다. 10월 말 케이뱅크 수신 잔액은 14조3000억원으로, 9월 말 대비 8100억원 증가했다. 같은 기간 카카오뱅크 수신 잔액은 1조5759억원 줄어든 32조9801억원을 기록했다. 카카오뱅크는 은행권 저축성 예금 조달 경쟁이 심화되면서 수신 잔액이 감소한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내년 상반기까지 기준금리 상승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인터넷전문은행을 넘어 은행권에서도 자금 조달을 위한 수신금리 인상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은행권은 만기가 도래하는 저금리 정기예금 이탈에 대비해야 하고, 채권시장 경색으로 인한 기업대출 수요 증가에도 대응해야 해 이 같은 움직임은 더욱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김도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중자금이 정기 예·적금 등으로 이동하는 자금 흐름은 2023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안정적인 수신 규모를 유지하기 위한 금리 요구 수준이 높아지는 것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