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2 신고 쏟아진 날 밤, 용산서장은 삼각지서 '윤석열 퇴진' 집회 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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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은미 기자
입력 2022-11-03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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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임재 서장, 촛불행동 행진 현장 통제

  • 경비과장·정보과장 등 간부들도 함께 출동

  • 관내 대기 중 기동대 있었으나 투입 결정 늦게 나

'이태원 참사' 압수수색 진행되는 용산경찰서. [사진=연합뉴스]

이태원 참사 직전 압사 위기에 놓인 시민들이 112 신고로 국가에 구조 요청했던 당시, 관할 지역을 담당하는 서울 용산경찰서장은 ‘윤석열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집회 현장을 통제하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시민의 안전을 뒷전으로 미룬 채 경호 치안에 치중했던 정황이다.

2일 경찰청 설명에 따르면, 부실 대응 논란으로 대기발령된 이임재 서울 용산경찰서장은 지난달 29일 밤 서울 용산구 삼각지역 인근에서 진행된 ‘김건희 특검·윤석열 퇴진을 위한 촛불대행진’ 현장에서 집회를 통제하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 집회는 촛불승리전환행동(촛불행동)이 주관하는 집회로 서울 중구 태평로에서 행진을 시작해 이날 밤 9시께 삼각지역 근처에서 마무리됐다. 

이 서장은 이날 촛불행동 집회가 보수 성향 집회와 충돌할 것을 우려해 용산경찰서 경비과장, 정보과장 등과 함께 현장에 나갔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태원 참사를 관할하는 치안 책임자들이 모두 윤 대통령과 관련한 정치적 성격의 집회를 통제하는 현장에 출동했던 것이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그날 집회가 많았기 때문에 관할 경찰서장이 나가서 관리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게다가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 쪽에서 보수 성향 집회가 있었기 때문에 충돌 가능성이 높았다”고 설명했다.

일선 경찰서 주요 간부들이 집회 현장에 나간 사이 관할 내 이태원에서는 저녁 6시 34분부터 “압사당할 것 같다”는 등 11건의 위기 징후가 날아들었다. 한 기동대 소속 현직 경찰관은 “긴급상황 생기면 이미 다른 현장에 투입돼 있거나, 퇴근한 기동대라도 2시간 안에 출동할 수 있게 돼 있다. 판단하고 결정만 하면 투입되는데 그게 없었다”고 말했다.

실제 용산경찰서 관내에는 대기 중이던 경찰 기동대가 있었으며, 참사가 발생한 뒤인 밤 11시 17분에야 사고 현장으로 투입된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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