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만에 또 터진 보툴리눔 '규제 논란'...'줄소송' 이어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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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권 기자
입력 2022-11-03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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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휴젤]

정부와 업계 간 보툴리눔 톡신 갈등이 심화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가 보툴리눔 톡신 제조·유통사에 잇따라 행정처분을 부과하자 업계가 반발하고 있다. 일부 기업들은 소송마저 불사하며 강경 대응에 나섰다.
 
3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식약처가 한국비엔씨, 제테마, 한국비엠아이에 국가출하승인 조건을 위반을 이유로 행정처분을 내렸다. 이들 기업은 식약처의 행정처분이 부당하다며 맞서고 있다. 

국가출하승인이란 보건위생상 특별한 주의가 필요한 생물학적 제제에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국내에 판매하기 전 식약처장에게 출하 승인을 받는 것을 말한다.

식약처는 제테마 ‘제테마더톡신주100IU’(수출용), 한국비엠아이 ‘하이톡스주100단위’(수출용) 등에 대해 품목허가 취소와 제조업무 정지 6개월 등 행정처분을 내렸다.
 
관련 기업들은 즉각 행정소송에 나섰다. 한국비엔씨와 제테마는 행정소송과 함께 집행정지를 신청했다. 제테마는 지난 2일 서울행정법원에서 잠정 처분신청에 대한 인용 결정을 받으며 오는 12월 5일까지 잠정 제조 중지 명령과 회수폐기 명령 등을 정지하게 됐다.

식약처는 약사법 제53조에 근거해 이들 기업이 국가출하승인 없이 국내에서 보툴리눔 톡신을 유통한 것을 이유로 행정처분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수출 전용으로 허가받은 의약품을 국내 도매업체(수출 대행 업체)에 공급한 것을 국가출하승인을 위반한 것으로 해석한 것이다.
업계는 억울함을 호소한다. 이들은 도매업체를 통해 수출했기 때문에 국내 판매는 이뤄지지 않았다고 항변한다. 
 
한국비엔씨 측은 “보툴리눔 톡신 제제를 제조·판매하고 있는 대다수 국내 기업들이 수출용 의약품에 대해서는 국가출하승인 절차 없이 수출해왔다”며 “상당수 기업이 수출 대행 업체를 통해 수출하고 있는 상황에서 식약처가 약사법 위반 행정처분을 사전 통지한 이번 조치는 명백히 부당하다”고 항변했다.
 

제테마 입장문 [사진=제테마]


제약·바이오기업의 수출 대행 업체를 통한 수출 비중은 높은 편이다. 업계는 이번 식약처 조치로 다수 제약·바이오기업이 행정처분 대상에 포함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특히 보툴리눔 톡신 수출 기업들은 불안감이 크다. 현재 국내에 허가된 보툴리눔 톡신 A형 타입 36개 중 12개는 수출용으로만 허가받은 상태다.
 
보툴리눔 톡신 선두 기업들도 식약처 측 행정처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메디톡스, 휴젤, 파마리서치바이오 역시 식약처와 행정소송을 진행 중이다. 메디톡스는 2020년 행정소송을 제기했으나 아직까지 결론이 나지 않은 상황이다. 휴젤과 파마리서치바이오 역시 식약처와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행정소송 장기화로 식약처가 올 초 조사에 돌입한 기업들에 대한 처분 결정이 빠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식약처는 올 초 휴온스(휴온스바이오파마) 등 4개 기업에서 수출 내역 자료를 제출받아 조사에 들어갔다.
식약처는 당시 "3개 업체가 국가출하승인을 받지 않은 보툴리눔 톡신 제품을 해외에 계속 판매해 왔다는 고발장을 접수하고 현재 조사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삼성증권에 따르면 국내 보툴리눔 톡신 시장 규모는 2019년 1440억원에서 2023년 209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2019년 기준 국내 시장 점유율은 휴젤 43%, 메디톡스 35%, 대웅제약 8%, 휴온스 5%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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