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기는 내구연한이 따로 없지만 비행시간 8000~1만3000시간 등을 정해놓고 기체를 설계한다. 때문에 일정 비행시간을 넘기면 정비에 만전을 기하더라도 안전을 담보하기가 어렵다. 그러나 대다수 국내 항공사는 현금 곳간이 비어있어 곧바로 노령 기체를 퇴역시키고 신규 항공기를 확충하기가 쉽지 않은 상태다.
◇41대→54대 증가…인프라 돌볼 겨를 없다
국내 항공사들의 노령 기체 비중은 코로나19 사태 이전보다 더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019년 2월 국토교통부 발표에 따르면 국적항공사 9곳이 보유한 항공기는 총 399대로 20년 이상의 노령 기체는 41대(10.3%)였다. 지금은 총 376대 중 54대(14.3%)로 당시보다 13대가 증가해 항공사들마다 노령 기체를 관리할 여력이 없었음을 잘 보여준다.
특히 대다수 항공사는 자본잠식 위기에 처해있어 인프라 투자에 나설 겨를이 없다. 3분기 적자가 예상되는 LCC는 완전자본잠식에 도달할 경우 상장폐지로 이어질 수 있어 실적방어에 사활을 거는 중이다.
진에어는 최근 620억원 규모의 영구채를 발행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 진에어의 자본총계는 1160억이며 올해 3분기에만 745억원의 채권을 상환해 자본잠식을 가까스로 피하고 있다.
제주항공도 최근 애경그룹 지주사 AK홀딩스를 통해 1097억원의 자금 수혈을 단행했다. AK홀딩스는 유상증자에 참여하고자 지난달 1300억원 규모의 교환사채를 발행한 바 있다. 티웨이항공은 상반기 기준 자본 총계가 887억원으로 부분 자본잠식 상태다. 에어부산도 자본잠식에 빠지는 등 LCC들의 재무상황은 올해 말까지 개선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상반기 기준 자본 총계가 2046억원이며 상환해야 할 채권이 1조1500억원에 이른다. 다만 아시아나항공 측은 업황 회복이 가시적이고 국제선 회복도 탄력을 받고 있어 극복 가능한 수준이라는 입장이다.
◇리스 부담에도 발목…신뢰도 하락하면 비용 높아져
항공사들마다 고환율로 인한 달러 이자 부담에 리스 비용 부담이 커지고 있는 것도 어려움을 부채질한다. 금융리스(리스 이후 항공기 소유권 취득) 비중이 높은 대한항공을 제외하고 대부분 항공사가 코로나19 이후 운용리스(리스 이후 항공기 반납) 의존도가 치솟고 있다.
LCC들은 코로나19로 항공 수요가 급감하자 항공기 주문을 취소하거나 연기, 또는 계약이 만료된 항공기는 리스를 재연장하지 않고 반납했다. 여기에 조기 반납까지 이뤄져 차후 리스 공급사와 불리한 계약을 맺는 악순환으로 이어지고 있다.
운용리스 비중이 적다는 것은 예측 가능한 기단 운용이 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보잉과 에어버스가 생산하는 중대형 기체 가격은 약 3000억~6000억원대며, 리스비는 각 항공사들의 영업이익에서 15% 수준을 차지하고 있다.
한편에서는 항공기 안전사고가 지속적으로 발생할 경우 해외 각국의 노선 경쟁력에도 심각한 차질을 빚을 것이라 우려하고 있다. 우리 정부는 항공사고로 사상자가 발생한 항공사를 항공안전우려국으로 지정해 관리하는 중이다. 마찬가지로 국내 항공사들이 해외 주요국에 항공안전우려국으로 지정된다면 노선 경쟁력 하락과 국내 항공산업의 신뢰도가 크게 흔들릴 수 있다. 항공사들의 신용등급이 내려가면 리스 비용도 자연스럽게 동반 상승하는 구조다.
이러한 문제점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정부가 노령 기체의 빠른 퇴역을 주문할 것이 아닌, 항공사들의 재무 건전성 확보라는 근본적 해결방안이 필요하다는 시각이다. 최근 공정위가 독과점 문제로 장거리 노선 운수권을 LCC에 배분한 것과 관련해서도 사고예방을 위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동안 LCC들은 단거리 위주로 노선을 운영하다 올해 처음으로 장거리 노선에 뛰어들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항공사의 차입금리를 낮출 수 있도록 신용보강제도를 시행하고 주요 항공 선진국과 항공 부품에 부과하는 세제 수준으로 과세를 조정해 정비 인프라에 힘을 실어주는 방안 등 좀 더 체계적인 진단과 대안이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41대→54대 증가…인프라 돌볼 겨를 없다
국내 항공사들의 노령 기체 비중은 코로나19 사태 이전보다 더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019년 2월 국토교통부 발표에 따르면 국적항공사 9곳이 보유한 항공기는 총 399대로 20년 이상의 노령 기체는 41대(10.3%)였다. 지금은 총 376대 중 54대(14.3%)로 당시보다 13대가 증가해 항공사들마다 노령 기체를 관리할 여력이 없었음을 잘 보여준다.
특히 대다수 항공사는 자본잠식 위기에 처해있어 인프라 투자에 나설 겨를이 없다. 3분기 적자가 예상되는 LCC는 완전자본잠식에 도달할 경우 상장폐지로 이어질 수 있어 실적방어에 사활을 거는 중이다.
진에어는 최근 620억원 규모의 영구채를 발행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 진에어의 자본총계는 1160억이며 올해 3분기에만 745억원의 채권을 상환해 자본잠식을 가까스로 피하고 있다.
제주항공도 최근 애경그룹 지주사 AK홀딩스를 통해 1097억원의 자금 수혈을 단행했다. AK홀딩스는 유상증자에 참여하고자 지난달 1300억원 규모의 교환사채를 발행한 바 있다. 티웨이항공은 상반기 기준 자본 총계가 887억원으로 부분 자본잠식 상태다. 에어부산도 자본잠식에 빠지는 등 LCC들의 재무상황은 올해 말까지 개선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상반기 기준 자본 총계가 2046억원이며 상환해야 할 채권이 1조1500억원에 이른다. 다만 아시아나항공 측은 업황 회복이 가시적이고 국제선 회복도 탄력을 받고 있어 극복 가능한 수준이라는 입장이다.
◇리스 부담에도 발목…신뢰도 하락하면 비용 높아져
항공사들마다 고환율로 인한 달러 이자 부담에 리스 비용 부담이 커지고 있는 것도 어려움을 부채질한다. 금융리스(리스 이후 항공기 소유권 취득) 비중이 높은 대한항공을 제외하고 대부분 항공사가 코로나19 이후 운용리스(리스 이후 항공기 반납) 의존도가 치솟고 있다.
LCC들은 코로나19로 항공 수요가 급감하자 항공기 주문을 취소하거나 연기, 또는 계약이 만료된 항공기는 리스를 재연장하지 않고 반납했다. 여기에 조기 반납까지 이뤄져 차후 리스 공급사와 불리한 계약을 맺는 악순환으로 이어지고 있다.
운용리스 비중이 적다는 것은 예측 가능한 기단 운용이 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보잉과 에어버스가 생산하는 중대형 기체 가격은 약 3000억~6000억원대며, 리스비는 각 항공사들의 영업이익에서 15% 수준을 차지하고 있다.
한편에서는 항공기 안전사고가 지속적으로 발생할 경우 해외 각국의 노선 경쟁력에도 심각한 차질을 빚을 것이라 우려하고 있다. 우리 정부는 항공사고로 사상자가 발생한 항공사를 항공안전우려국으로 지정해 관리하는 중이다. 마찬가지로 국내 항공사들이 해외 주요국에 항공안전우려국으로 지정된다면 노선 경쟁력 하락과 국내 항공산업의 신뢰도가 크게 흔들릴 수 있다. 항공사들의 신용등급이 내려가면 리스 비용도 자연스럽게 동반 상승하는 구조다.
이러한 문제점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정부가 노령 기체의 빠른 퇴역을 주문할 것이 아닌, 항공사들의 재무 건전성 확보라는 근본적 해결방안이 필요하다는 시각이다. 최근 공정위가 독과점 문제로 장거리 노선 운수권을 LCC에 배분한 것과 관련해서도 사고예방을 위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동안 LCC들은 단거리 위주로 노선을 운영하다 올해 처음으로 장거리 노선에 뛰어들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항공사의 차입금리를 낮출 수 있도록 신용보강제도를 시행하고 주요 항공 선진국과 항공 부품에 부과하는 세제 수준으로 과세를 조정해 정비 인프라에 힘을 실어주는 방안 등 좀 더 체계적인 진단과 대안이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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