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네이버는 지난 2일 특수관계인에 대한 출자 공시를 통해 크림의 유상증자에 500억원 규모로 참여한다고 밝혔다. 네이버는 유상증자 참여로 신주 보통주 1만4877주(주당 336만원)를 배정받았다. 네이버는 이번 출자 목적을 "리셀 플랫폼 투자를 통한 커머스 역량 강화 및 운영자금 확보"라고 설명했다.
네이버는 이번 유상증자 참여로 손자기업인 크림의 지분 5.43%를 직접 보유하게 된다. 크림은 2021년 1월 1일 네이버 자회사인 스노우의 스니커즈 거래 플랫폼 기반 모바일 앱 사업부문이 물적분할 방식으로 분할 설립한 회사다. 스노우는 지난 4월 11일 공시한 감사보고서 기준으로 크림 지분 53.13%를 보유 중이고, 네이버는 지난 8월 16일 공시한 반기보고서 기준으로 스노우 지분 82.96%를 보유 중이다.
◆신성장 엔진으로 커머스 부문 집중…美 포쉬마크 인수하고 국내 배송 솔루션 강화
네이버가 지난달 16억 달러(약 2조3000억원)를 들여 인수한다고 발표한 북미 최대 온라인 중고 패션 플랫폼 '포쉬마크'도 미국 커머스 시장 진입과 북미·유럽·아시아 거점 확보를 통한 글로벌 커머스 경쟁력 확대 전략의 일환이다. 내년 1분기 인수 절차 완료 후 포쉬마크는 기존 브랜드를 유지하고 독립적인 사업을 운영하지만 네이버는 모회사로서 주요 의결권을 행사하며 인공지능(AI) 등 사업 관련 기술을 지원할 계획이다.
◆거래 규모 급성장하는 크림…네이버, 범용·버티컬 플랫폼으로 '커머스 쌍끌이' 전략
네이버는 올해 1분기부터 크림의 매출 인식을 기존 콘텐츠 부문에서 커머스 부문으로 변경해 실질적인 커머스 부문 신사업으로 취급하기 시작했다. 이는 일용소비재와 일반 상품 거래를 하는 전문 판매자와 소비자를 브랜드스토어·스마트스토어 플랫폼으로 연결하고, 명품이나 한정판 등 특수성이 있는 상품의 거래 판매자와 구매자를 크림과 같은 버티컬 커머스 플랫폼으로 연결하는 전략으로 읽힌다. 업계에 따르면 크림의 올 상반기 거래액은 7000억원을 넘겨 이미 작년 한 해 규모에 근접했다.
◆네이버·알토스벤처스·미래에셋 등 1700억 규모로 크림 유증 참여…유니콘 대열 근접
크림은 지난 3일 유상증자 결정 공시를 통해 17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결정했고 보통주 1만4877주, 우선주(보통주와 의결권 동일한 상환전환우선주) 3만5707주를 동일 가액(주당 336만원)으로 발행한다고 밝혔다. 크림의 증자 전 발행주식 총수는 보통주 22만3161주였다. 새로 발행되는 보통주는 전량 네이버에 배정됐고 운용 펀드를 통해 유상증자에 함께 참여한 알토스벤처스, 미래에셋 등이 우선주를 배정받았다.
유상증자를 통해 발행되는 신주와 증자 전 발행주식 총수를 합하면 27만3745주다. 유상증자 참여 기업에 배정된 신주 가액을 곱해 단순 계산해 보면 네이버, 알토스벤처스, 미래에셋 등이 크림의 기업가치를 9200억원 이상으로 판단했다는 계산이 나온다. 크림은 이로써 글로벌 벤처투자 업계에서 기업가치 10억 달러(국내 기준 1조원) 이상인 비상장 스타트업을 지칭하는 '유니콘' 대열에 다가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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