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에 5억 훅...아파트 하락장에 꿋꿋이 버티던 '과천, 광교'도 수직낙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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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연 기자
입력 2022-11-06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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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영등포구 63스퀘어에서 바라본 시내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서울 아파트 값이 매주 하락 폭을 확대하고 있는 가운데 수도권에서 '제2의 강남'으로 불리던 경기도 과천, 광교 등지 집값도 수직 하강하고 있다. 최근 1년간 거래가 끊기며 하락장에서도 꿋꿋하게 버티던 이들 지역은 거래가 터짐과 동시에 가격이 내려앉았다. 부동산 시장의 성공 공식으로 꼽히는 '삼성 효과'와 각종 개발 호재에도 실거래가 하락이 두드러지는 모양새다.
 
6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경기도 과천시 '과천센트럴파크푸르지오써밋' 전용 84㎡는 지난달 22일 15억8000만원에 실거래됐다. 동일 면적 매물이 지난 4월 20억8000만원에 거래된 점을 고려하면 6개월 만에 5억원이나 하락한 것이다. 이 단지는 지난해 12월 21억5000만원에 거래된 이후 거래가 끊겼다가 1년 만에 단 두 건 거래되며 가격이 6억원 가까이 빠졌다.
 
인근 단지 가격 흐름도 비슷하다. 과천시 '과천래미안슈르' 전용 84㎡ 역시 지난 9월 14억800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해 7월 17억8000만원과 비교해 1년 2개월 만에 3억원 하락한 것이다. 이 아파트 전용 59㎡는 지난해만 해도 '15억 클럽'을 넘봤지만 이제 10억원 선까지 근접했다. 지난달 전용 59㎡ 매물이 11억5000만원에 거래되면서 지난해 6월(14억7000만원) 거래 가격과 비교해 3억2000만원 하락했다.
 
삼성전자 수원사업장 수혜 효과로 전용 84㎡ 기준 '20억 클럽'을 위협하던 광교신도시에서도 급락 단지가 늘어나고 있다.

광교호수공원을 조망할 수 있는 수원시 영통구 '광교중흥에스클래스' 전용 84㎡는 지난 9월 12억원에 거래됐다. 이 단지 역시 지난 7월 17억원 거래를 끝으로 약 1년간 실거래가 없다가 1년 만에 겨우 거래가 이뤄졌는데 5억원이나 급락했다. 영통구 '광교호수마을호반써밋' 전용 84㎡ 역시 지난 7월 8억7000만원에 거래돼 지난해 6월(12억5000만원)과 비교해 4억원 가까이 하락했다.
 
업계에서는 미국과 한국이 기준금리를 당초 예상보다 높이면 집값 하방 압력도 더 거세질 것으로 보고 있다. 영끌족(영혼까지 끌어모은 투자), 빚투족(대출로 투자), 갭투자(전세를 낀 투자)들의 상환 능력이 한계치에 도달하면 지금보다 급급매 거래가 더 늘어날 수밖에 없어 시장에 미치는 타격이 그만큼 클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실제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는 지난 3일 기준금리를 기존보다 0.75%포인트 올리며 최대 4%로 상향했다. 이에 따라 한국은행도 오는 24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이상 인상할 가능성이 커졌다. 현재 한국 기준금리는 3%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기조가 당초 예상치인 3.5%를 넘어 4%대로 진입하면 대출금리 상단은 8%대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시중은행 대출 시뮬레이션 결과 서울 영등포구 한 아파트 전용 59㎡를 임차하기 위해 전세보증금 2억원을 대출(연리 2.62%)받은 A씨 사례를 보면 대출 당시인 2020년 11월에는 대출이자가 43만7000원이었지만 2022년 11월에는 금리가 5.2%로 오르면서 이자가 86만7000원으로 늘었다. 만약 내년께 기준금리가 4%대로 오른다고 가정하면 A씨가 부담해야 할 대출이자는 월 103만3000원으로 늘어난다.

양지영 R&C 연구소장은 "금리 인상에 대한 부담감이 높아지고, 정부의 주택공급계획에 따른 청약 대기 수요도 많기 때문에 집값 하락 상황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 미분양 증가, 시장 하방 압력 가속화 등으로 부동산 시장 경착륙이 매우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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