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게임학회가 최근 부실 등급분류와 시스템 비리 의혹 등에 휩싸이며 홍역을 치르고 있는 게임물관리위원회에 근본적 개혁을 촉구했다.
학회는 7일 낸 성명서에서 "현재 발생하고 있는 일련의 '게임위 사태'에 대한 원인으로 위원장 1인의 문제를 넘어 지난 세월 게임위 내부에 장기간 누적된 구조적 문제, 즉 '적폐'로 규정한다"라고 지적했다.
학회는 게임위가 게임 심의와 사후 관리라는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음에도, 심의위원들의 비전문성과 자의적 심사 절차로 인해 문제가 벌어졌다고 질책했다. 학회는 그 사례로 최근 전체이용가 등급을 받은 '바다신2'의 사례를 들며 "누가 봐도 '바다이야기' 모사 게임임에도 이를 걸러내지 못한 것은 게임위 기능에 심각한 결함이 있다는 방증"이라고 주장했다.
학회는 전체적인 심의 과정에서의 부실 사례로 지난주 한 중소 게임사가 청소년도 이용할 수 있는 게임에 사후적으로 P2E(Play to Earn·돈 버는 게임) 모델을 결합시킨 사건을 들었다. 해당 게임은 뒤늦게 심의 취소된 상태다.
학회는 이와 관련해 "'청소년판 바다이야기' 사례가 터진 것"이라며 "게임사들이 등급을 받은 게임에 대체불가능토큰(NFT)과 코인을 결합시켜 이용자로 하여금 사행 행위를, 즉 환전을 하도록 하는 사례는 심각한 탈법행위"라고 주장했다.
학회는 이와 함께 '자체등급분류 게임물 통합 사후관리 시스템 구축 사업'에 대한 비리 의혹도 철저히 규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학회는 "감사원은 업체와의 유착 의혹에 대해 게임위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더불어 비리가 적발될 경우 관계자들을 전원 검찰에 고발할 것"을 촉구했다.
다만 학회는 게임위의 폐지와 민간자율심의로의 이관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학회는 자율규제가 실효를 전혀 거두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지난 6년 이라는 세월은 게임업계의 자율규제의 실효성을 검증하기에 너무도 충분한 시간"이라고 강조했다. 결국 현 게임위를 어떻게든 혁파해 게임위가 제 기능을 해야 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위정현 학회장은 "작금의 게임위에 대한 불신과 비판은 그동안 누적된 게임위의 운영에 대한 지적, 즉 적폐에 대한 비판이라고 인식된다"라며 "게임위는 물론 관리 감독기관인 문체부는 이번 게임위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해 게임위 내부를 근본적으로 쇄신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며 확률형 아이템 규제 등 본연의 업무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후관리 시스템 비리 의혹과 같은 내부의 문제는 철저하게 조사하여 스스로 쇄신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