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보험권에 따르면, 흥국생명은 기존 5억 달러 규모의 신종자본증권 조기상환권 행사일인 9일 콜옵션을 이행하기로 했다. 최근 조기상환 연기에 따른 금융 시장 혼란을 잠재우기 위한 조치로, 모기업인 태광그룹을 통한 자본확충은 물론 주요 시중은행들을 상대로 환매조건부채권(RP) 거래를 통해 자금을 조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조만간 콜옵션을 앞둔 보험권에서는 '제2의 흥국생명'이 될까 조기상환 이행 여부를 최우선 과제에 두고, 자금 운영 계획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특히 흥국생명처럼 외화채 조기상환이 예정된 한화생명, KDB생명, 신한라이프 등은 변수가 발생하지 않도록 조치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2018년 4월에 발행했던 신종자본증권 10억 달러에 대한 콜옵션을 행사해 내년 4월 계획대로 상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화생명은 지난 7일부터 5.7%의 확정금리 저축보험을 출시했다. 현금 확보를 통한 유동성 관리 차원의 행보로 풀이된다.
외화채는 아니지만 이달말 국내 신종자본증권과 후순위채 만기가 돌아오는 푸본현대생명과 롯데손해보험도 같은 입장을 견지했다. 롯데손보 관계자는 "최근 14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 발행에 성공해 자금을 확보해 놓았다"며 "당사는 2017년 11월 발행한 900억원의 후순위채를 오는 30일 예정대로 조기상환할 것"이라고 말했다. 푸본현대생명도 이달 말 400억원, 내년 2월 600억원의 신종자본증권 만기일에 바로 상환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이들 역시 RBC비율이 당국 권고치(150% 이상)를 상회하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한동안 채권시장에서 콜옵션을 아주 짧은 기간 연기하는 움직임도 일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시장 우려를 불식시키고 떨어진 업권 신뢰도를 회복하기 위해 기존 콜옵션 일정보다 앞당겨 조기상환을 이행하려는 움직임도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일각에선 최근 금융당국이 '리스크 관리 소홀 책임'을 물리겠다는 입장을 밝혀, 보험권의 향후 행보에 자극제가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최근 외신기자 오찬 간담회에서 "단기자금시장에서 자금조달 애로가 있었지만, 금융시스템 전반의 유동성 문제는 아닌 것으로 판단한다"며 "단기 성과에만 집착해 선제적 리스크 관리를 소홀히 한 금융사에 대해서 책임을 물리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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