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美중간선거 공화당 베팅 성공···기업과 전쟁서 '보험금'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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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현 기자
입력 2022-11-11 0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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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그룹이 미국 중간선거 관련 로비전에서 큰 성공을 거뒀다. 현대자동차 미국법인은 올해 미국 정당 기부금 90% 이상을 공화당에 투자했는데 선거 결과 공화당이 하원에서 민주당을 이겨 호재를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공화당은 중간선거 이후 미국 내 기업을 상대로 전쟁을 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대차가 제너럴모터스(GM), 포드, 도요타, 테슬라 등 경쟁자들과 비교해 공화당 기부금이 높은 것으로 나타난 만큼 향후 미국 인플레이션 방지법(IRA) 등 현안에서 긍정적인 영향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10일 미국 로비스트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 미국법인은 올해 정당 로비비용 94.1%를 공화당과 후보자에게 전달했다. 민주당 비중은 5.9%에 불과하다.

GM, 포드가 각각 전체 기부금 중 55.8%, 52.7%를 민주당에 기부한 것과는 대조된다. 테슬라는 기부금 80%를 민주당에 전달했다. 현지 법인들의 여당 로비는 미국 의회가 IRA 등을 제정하는 데 큰 몫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도요타는 북미 법인을 통해서는 기부금 51.8%를 민주당에 전달했으며 도요타 자체 법인으로는 공화당에 더 많은(51.2%) 기부금을 전달하면서 균형을 지켜왔다.

미국 유력 매체인 워싱턴포스트와 포천 등은 공화당이 중간선거에서 승리하면 기업을 상대로 대대적인 전쟁을 벌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워싱턴포스트는 과거 트럼프 정권에서 공화당 의원들이 미국 내 기업을 상대로 벌인 전쟁이 ‘정치적 권력을 적극 활용한 위협’이라고 정의했다.

실제 미국 상원 소수당 원내대표인 미치 매코널 비서실장을 지낸 조시 홈스 공화당 전국위원회(GOP) 컨설턴트는 중간선거 기간에 본인 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기업 CEO들에게 정치에 관여하지 말라고 조언한다”며 중간선거와 같은 큰 정치적 싸움에서 한쪽 편을 드는 것은 소비자와 근로자 이익에 반한다는 취지의 글을 게재한 바 있다. 미국 산업계는 이를 공화당의 선전포고로 보고 있다. 

이 같은 측면을 봤을 때 미국 내에서 정당에 가장 많은 기부금을 낸 완성차 기업 17위에 오른 현대차가 공화당을 적극 지지했다는 사실은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 다만 현대차그룹 차원에서는 민주당과 공화당에 고르게 기부금을 전달하는 등 어느 정당이 승리하더라도 분노를 사지 않도록 조율해 온 것으로 전해진다.

현대차그룹 이름으로는 민주당 후보인 제나 그리스월드(Jena Griswold), 제시카 파이퍼(Jessica Piper), 재니스 마치먼(Janice Marchman) 등에게 돈이 전달됐다. 동시에 민주당 선거캠프에도 로비를 진행해 민주당 승리 시에도 빠져나갈 길을 만들어뒀다.

미국 정계는 공화당이 기부금 내역과 별개로 친민주당 성격인 SNS, 중국에 투자하는 기업과도 전쟁을 시작할 것으로 점치고 있다. 반도체 관련 중국 의존도가 높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는 악재가 될 가능성도 있다.

미국 로비스트 업계 관계자는 “공화당은 자기 당을 무시한 기업을 향해 반드시 복수의 칼을 들이댈 것”이라며 “현대차가 아주 통찰력 있게 대처한 결과 향후 IRA 등 법안 대응에서도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자동차 미국법인 [사진=현대자동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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