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판 리먼브라더스 사태"···'FTX 사태'에 국내 투자자도 패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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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기자
입력 2022-11-10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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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이낸스, '유동성 위기' FTX 인수 의사 하루 만에 철회

  • 사실상 파산 수순이라는 우려까지···투자자 손실 불가피

  • 변곡점 기대도 '글쎄'···시장 전반의 신뢰 깨질까 우려돼"

[사진=연합뉴스]

세계에서 셋째로 큰 가상자산 거래소 FTX의 유동성 위기에 국내 투자자와 거래소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더욱이 소방수로 나섰던 세계 1위 거래소 바이낸스마저 하루 만에 FTX 인수 포기를 선언하면서 상황이 더욱 악화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우회해 직접 투자에 나섰던 개인 투자자들의 피해가 불가피할 전망으로, 국내 거래소들도 시장 전반에 대한 신뢰가 재차 무너질까 우려를 표하고 있다.

10일 바이낸스의 FTX 인수 계획 철회 소식에 시장 투자자들은 공포감에 휩싸였다. 코인 투자자 A씨는 "체감으로는 테라·루나 사태보다 상황이 더욱 심각해 보인다"며 "루나 사태에 이어 코인 시장에 대한 신뢰 자체가 무너지고 있다. 더욱 우려스러운 건 폭락하고 있는 가상화폐 가격이 아직 저점이 아닐 수 있다는 것이다"라고 푸념했다.

최근 FTX는 계열사인 알라메다의 재무적 취약성이 드러나면서 지난 주말 투자자들이 FTX에 예치한 가상화폐와 현금을 대규모 인출하는 가상화폐 '뱅크런'(대규모 예금인출) 사태를 겪었고, 유동성 위기에 몰렸다. 이에 FTX는 바이낸스에 도움을 요청했고, 바이낸스는 시장 내 극심한 혼란을 막기 위해 FTX의 미국 외 법인을 인수하겠다고 8일(현지시간) 밝혔다.

그러나 바이낸스는 하루 만에 성명을 내고, 전날 발표했던 FTX 인수 계획을 철회했다. 자오창펑 바이낸스 최고경영자(CEO)는 "기업 실사 결과, FTX의 부실 우려 수준이 우리의 통제나 도움의 능력을 벗어났다"면서 사실상 '인수 포기'를 선언했다. 이에 샘 뱅크먼-프리드 FTX CEO는 비공개 투자자 콘퍼런스에서 긴급 자금을 수혈하지 못한다면 파산 신청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신용위험으로 뱅크런을 겪은 가상화폐 시장은 더욱 극심한 충격에 휩싸였다. FTX가 거래소를 살리기 위해서는 코인을 팔아야 하는데, 이때 가격이 떨어지는 것은 물론 신뢰가 깨진 투자자들도 대거 코인을 내던지고 있기 때문이다. FTX는 뱅크런 여파로 가상자산 입출금을 중단한 상태로, 국내에서  'FTX프로'(FTX앱)를 사용하는 투자자는 5만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여파로 가상화폐 시장은 대폭락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글로벌 코인시황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시가총액 기준 전 세계 최대 규모인 비트코인 가격은 이날 오전 1만5700달러까지 떨어지면서 2020년 11월 이후 2년 만에 1만6000달러를 하회했다. 지난 7일께 2만1000달러를 웃돌았던 비트코인은 단 3일 만에 24%가량 폭락했다. 시총 2위 이더리움도 급락세를 보이며 1100달러선이 무너졌다.

이번 FTT 폭락이 직접적으로 국내 코인업계에 끼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평가된다. 개정 특정금융정보법 도입으로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는 자체 토큰을 상장 및 발행할 수 없으며, 옵션·선물 등의 파생 상품 판매도 허용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거래소들은 당분간 냉각기를 피할 수 없고, 이번 FTX 사태가 가상화폐 시장 전반에 대한 신뢰를 무너뜨릴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번 사태가 시장 전반에 대한 신뢰를 무너뜨리면서 당분간 시장 상황이 개선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제도권 편입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무너진 신뢰가 이런 노력을 물거품으로 만들까 걱정스럽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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