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10 부동산대책] 전문가들 "시장 망가진 뒤 나온 지각 대책...영향은 제한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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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연, 신동근 기자
입력 2022-11-10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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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구 일대 아파트 전경.[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정부가 10일 서울과 경기 4곳을 제외한 전국 전 지역을 부동산 규제지역에서 해제하면서 침체기의 부동산 시장이 정상화될지 관심이 쏠린다.

이번 조치는 최근 집값과 전셋값의 하락폭이 가팔라지고, 거래량이 급감하면서 시장을 정상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쏟아진 데 따른 것이다. 특히 부동산 PF(프로젝트 파이낸싱) 시장 경색과 미분양 물량 급증으로 건설사의 자금조달 이슈까지 불거지자 시장 심리는 급격히 위축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11·10 부동산 대책'에 대해 대체로 '아쉽다'는 반응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규제지역 해제는 청약, 여신, 세제와 관련해 '구입 장애'가 없어졌다는 것이지, 거래 당사자에게 추가 인센티브를 주겠다는 것이 아니다"라면서 "시장이 경색되고 있는 상황인 만큼 빠른 거래 활력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라고 말했다. 이어 "매수자 입장에서도 규제 지역이 해제된다고 매입 의지가 생성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LTV 완화 자체는 긍정적이지만 DSR 규제는 여전하기 때문에 주택거래를 늘리는 효과를 내기는 어렵다"면서 "고금리 기조가 여전한 만큼 생애 최초 주택구입 세제지원, 청약 진입장벽 낮추기 등도 뒷북 정책"이라고 말했다. 건설사들의 PF 대출보증 신설과 관련해서는 "파급력이 큰 불확실성을 제거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이 연구위원은 "대책의 내용과 별개로 새 정부 출범 6개월 만에 주거정책심의위원회가 3번이나 열렸다는 것은 시장 활성화에 대한 정부 의지를 보인 것"이라며 "특히 수도권 대부분을 규제지역에서 해제함으로써 이제 다음 정책 타깃은 '서울'이라는 암시를 줬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라고 했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대출규제, 규제지역완화 등을 통해 우회적으로 유동성을 공급하면 그동안 차단됐던 가수요가 일부 살아나는 효과가 있을 수 있다"면서 "하향세가 지속되면서도 한편에선 그동안 쌓였던 급매물이 소진되면서 가격 바닥 다지기가 견고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도 "금리가 계속해서 오르는 상황이기 때문에 부동산 시장이 방향을 다시 틀어 상승기로 진입하기는 어렵다"면서 "내년 상반기까지는 아주 어려운 환경이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좀 더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현재 비정상적인 시장 상황이 글로벌 금융시장 경색에서 파생된 문제인 만큼 과감하게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주택정책실장은 "10·27 대책에서 봤듯 규제완화조치가 시장 흐름을 바꾸기 어려울 만큼 심리가 경색됐다"면서 "정말 필요한 최소한의 핵심지역만 투기과열지구로 지정하고 나머지 규제는 싹 다 걷어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은 순차적인 정책으로 대응을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면서 "정부가 좀 더 선제적으로, 더 빨리 규제를 정상화해야한다"고 덧붙였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되면 취득세 중과가 완화되기 때문에 급급매 중심으로 매물이 일부 소화될 것"이라면서 "최근 낙폭이 컸던 노원, 도봉, 강북 등 서울 일부지역도 규제를 해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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