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12일 오후 캄보디아 현지 프레스센터에서 기자들과 만나 "내일 한일 정상회담을 개최하기로 했다"며 "가변적이지만, 한일, 한미, 한미일 정상회담 순서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회담 시간은 각각 30분 안팎이 유력하다.
대통령실은 각 회담의 자세한 의제 등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다만 최근 고조된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공동 대응이 중심이 될 것을 시사했다.
우선 한일 정상회담에 대해 "양 정상 모두 긴밀한 소통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면서 "최근 북한의 도발이 빈번해지고 긴장을 고조시키면서, 그러한 안보 현안이 (정상회담을) 추동하는 역할을 하고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인플레이션 감축법(IRA)도 논의 대상이다. 이 관계자는 "바이든 대통령이 그 문제에 대해 얼마나 구체적으로 언급할지 현재로선 가늠하기 힘들다"면서도 "윤 대통령은 어떤 형태로든 제기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한미일 정상회담에 대해 이 관계자는 "우리 입장은 기본적으로 협력 초점은 북한에 맞춰져 있다"고 했다. 동시에 "한미일 안보협력이 지역 안보에 눈에 보이지 않게 기여하는 측면이 있다"면서 사실상 중국을 견제하는 내용이 포함될 가능성을 시사했다.
실제 윤 대통령은 이번 순방 기간 대한민국 최초로 '인도‧태평양 전략'을 발표하면서 "힘에 의한 현상 변경에 반대한다"고 했다. '힘에 의한 현상 변경'은 미국과 일본이 중국의 역내 영향력 확대를 경계하며 사용하는 용어다. 여기에 한국의 아세안(ASEAN, 동남아시아국가연합) 전략도 '경제 중심 협력'에서 '경제와 안보 동시 협력'으로 바뀌었다. 아세안 내 중국 영향력 확대를 우려하는 미국과 보조를 맞추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이 관계자는 "특정국가를 겨냥한 것이 아닌 일반론적인 이야기"라고 확대 해석을 경계하면서도 "우리가 주요국의 전략적인 경쟁은 아랑곳 않고, 중상주의적 이익만 쫓겠다고 하면 오히려 (국제 정세의) 미묘한 변화를 놓치고 실수할 우려가 있다"고 여운을 남겼다.
한편 윤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첫 한중 정상회담 혹은 짧은 만남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계속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대신 윤 대통령은 아세안+3(한중일) 정상회담 직전 리커창 중국 총리와 환담을 나눴다.
윤 대통령은 상호 존중‧호혜 원칙의 한중관계 발전에 기대감을 표명하고 최근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이에 리 총리는 "한반도의 비핵화를 위해서 중국이 건설적 역할 해나가겠다"는 의사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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