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에도 코스피 지수가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주 발표된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치를 하회하면서 연준의 피벗(정책전환) 기대감이 확대됐고, 중국에 투자된 자금의 이탈을 말하는 ‘차이나 런’ 영향이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에서다. 다만 경기둔화 우려와 코스피가 가파른 상승세를 나타낸 점 등은 부담이다. 전문가들은 저평가 중인 성장주들과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관련주들의 반등이 기대된다며 반도체, 인터넷, 헬스케어, 신재생에너지, 원전 등을 관심업종으로 추천했다.
지난 11월 11일 코스피 지수는 3% 이상 급등하며 2483.16으로 거래를 마쳤다. 주간(11월 7일~11일) 기준으로는 전주 대비 5.73%(134.73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이는 외국인과 기관들의 순매수 때문이다. 개인은 3조3396억원을 순매도한 반면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조4051억원, 1조8822억원 순매수했다. 글로벌 투자자들이 중국 주식 비중을 줄이고 한국 주식 비중을 늘리는 ‘차이나 런’에 나섰고, 10월 CPI가 전년 동월대비 7.7% 상승하며 시장전망치(7.9%)를 하회하면서 연준의 피벗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다.
지난주의 상승장 분위기는 이번 주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호재성 재료에 원화 강세가 더해지면서 국내 증시를 끌어올릴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 역외선물시장(NDF)에서 원‧달러 환율 1개월물이 1313.95원을 기록하는 등 이번 주에도 달러 약세는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미 증시가 달러 약세에 힘입어 상승세를 지속한 점은 한국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며 “달러 약세로 원‧달러 환율이 5원 내외 하락해 1310원 초반으로 출발하는 등 강세 기조가 지속될 수 있다는 점은 외국인 수급에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서정훈 삼성증권 연구원도 “지난주부터 가파르게 내리꽂는 원화 환율은 그간 외국인 수급의 증거이자 향후 원동력으로 기능할 것으로 전망되며, 환율이 수급 개선으로 이어지는 효과를 기대해 수 있다”며 “최근 기대감이 일고 있는 중국 방역정책 완화도 국내에 우호적 요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국내 증시 급등이 이어진 점은 변수다. 오히려 지나친 낙관론은 경계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11월 물가지표 호조로 인한 연준 피벗 기대감이 이번 주에도 연장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주식시장의 반등이 8월 고점에 근접하는 수준을 타진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그는 “이번 랠리가 실적전망 하향과 밸류에이션 상승을 동반해 나타나고 있음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도 “통화정책에 대한 안도감을 넘어선 금리동결 및 인하 기대가 과도한 상황인지는 향후 경계해야 할 부분”이라며 “역실적 장세와 최근 경기악화 등의 펀더멘털 동력 약화는 심화되고 있으나 증시는 이를 충분히 반영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재화 소비와 서비스 물가 둔화가 CPI 서프라이즈의 주된 원인이었다는 점도 생각해 볼 부분”이라며 “올해 말 또는 내년 초 경기 침체에 대한 공포와 과도했던 통화정책에 대한 안도감 후퇴가 동시에 유입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역금융장세를 뒤로 하고 역실적장세를 준비해야 할 시기”라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국내 증시를 떠났던 외국인들의 귀환과 지수 상승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낙폭 과대주와 환율 수혜주, 외국인들이 집중적으로 순매수 중인 대형주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김영환 연구원은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선전했다는 점에서 IRA 관련 수혜주와 할인율 부담이 완화됨에 따라 역사적으로 낮은 레벨에 위치해 있는 성장주들의 반등이 기대된다”며 “관심 업종으로는 반도체와 인터넷, 헬스케어, 신재생에너지, 원전 관련주를 추천한다”고 말했다.
서정훈 연구원은 “작년부터 이어진 외국인들의 매도세가 빠르게 되돌려지는 과정인 만큼, 이후 전개 과정은 그간의 역순으로 진행됨이 자연스럽다”며 “가격 조정 폭이 크게 진행된 업종 중에서, 금리 민감도가 높은 종목들의 기술적 반등은 충분히 예상 가능하다. 인터넷 플랫폼, 게임, 미디어 등 과거 팬데믹 랠리 업종이 대표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내 대형 IT에 대한 외국인들의 반발 매수세 역시 더 연장될 소지가 다분하다”면서 “ 아직 이들 업황 개선 기대감이 결여된 점은 분명한 약점이지만, 고물가와 강도 높은 긴축에 과민하게 반응했던 부분만큼은 되돌려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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