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과기인] ㉑ '구독자 25만명' 의사 유튜버 권정은·홍혜리 헤스티아여성의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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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정 기자
입력 2022-11-15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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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채널 운영 3년 만에 구독자 수 25만명 돌파…'우리동산'

  • 노 PPL 기조로 채널 운영…"투명하고 정확한 정보 전달"

서울 강남 헤스티아여성의원에서 대표원장을 지내고 있는 권정은·홍혜리·추성일 산부인과 전문의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들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우리동네 산부인과(우리동산)'는 14일 기준 구독자 수가 25만4000명 이상을 기록했다. 홍 원장의 손에는 채널 구독자 수 10만명 이상 달성 시 유튜브가 시상하는 실버버튼이 들려 있다.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두 아이를 둔 엄마이자 산부인과 전문의로 일하는 권정은·홍혜리 헤스티아여성의원 대표원장을 최근 만났다. 권 원장과 홍 원장은 서울대병원 산부인과 전공의 과정을 수료한 동기다. 이 둘은 유튜브로 활동 분야를 넓혀 의학 전문 유튜브 채널 '우리동네 산부인과(이하 우리동산)'를 운영하고 있다. 심각할 수 있는 의학 정보를 재미난 입담으로 풀어내는 이 콘텐츠는 높은 인기를 보이며 시작 3년만에 구독자 수 25만 4000명 이상을 확보했다. 3년 후배인 추성일 대표원장도 병원 대표 자리에서 트리오 일원으로 역할하고 있다.

다음은 권정은·홍혜리 원장과 일문일답한 내용.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게 된 계기는.

홍혜리: "국내 인터넷 포털 특성상 특정 사이트의 검색 엔진시장이 발달했다. 문제는 이용자들 간 질의응답(Q&A)이 활성화되다 보니 민간요법 등 잘못된 정보가 실제 치료법인 것처럼 온라인 상에 퍼지게 된다는 점이다. 유튜브 채널을 시작한 2019년 당시 의학 전문지식을 제공하는 대형 채널은 두 세개 밖에 없었다. 제대로된 의학 지식을 알려주자는 취지에서 우리동산 채널을 운영하게 됐다. 사실 당시에는 채널 구독자 수가 이 정도로 많아질 거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다.(웃음)"

권정은: "2019년 1월 첫 영상을 찍고 5월 업로드했는데, 반응이 생각만큼 폭발적이진 않았다. 그래도 200명 가량 인원이 우리동산 채널을 구독하고 있었다. 신기했던 건 점점 알아보는 사람들이 생기더라. (우리동산) 유튜버랑 쌍둥이 자매가 아니냐는 얘기도 들어봤다."
 

권정은 원장(왼쪽)과 홍혜리 원장[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권정은·홍혜리·추성일 원장 세 명이 어떻게 유튜브로 뭉치게 됐나.

홍혜리:
"발 넓고 추진력 있는 추 원장에 유튜브 콘텐츠를 같이 만들어보자고 먼저 제의했다. 정말 좋다면서 하자고 하더라. 3명 나오는 구도가 좋을 것 같아 권 원장도 영입했다. 권 원장은 전임의·봉직의(페이닥터) 시절을 같이 보낸 가장 친한 동기 중 한 명이다. 유튜브 채널 개설 이후 셋이 함께 병원을 개업·운영하게 됐다. 평상시에 진료 관련 얘기를 많이 나누게 되니 콘텐츠 아이디어도 많이 나온다.

-채널 운영 3년차를 맞이했다. 그간 어떤 변화가 있었나. 채널 수익성이 어느 정도인지도 궁금한데.

홍혜리: "사실 우리가 얻는 (광고) 수익은 크지 않다. 영상 조회 수가 많이 나와야 하는데… (우리동산은) 의학 정보를 제공하는 콘텐츠다 보니 아무리 재밌어도 이용자가 한 개 영상을 10번 넘게 보진 않는다. 개그 프로그램의 경우는 반복 재생하기도 하는 반면, 의학 콘텐츠는 필요한 정보가 담긴 영상을 때마다 찾아 보는 경향이 높아서다."

권정은: "우리 채널은 광고를 전혀 하지 않는 '노 피피엘(PPL·간접광고)' 기조로 운영되고 있다. 간혹 수익금 기부를 위해 PPL을 하는 경우는 있다. 이 모델도 실질적으로 보면 우리에게 돌아오는 수익은 거의 없다."

홍혜리: "채널 운영 이후 병원에 처음 내원하는 환자가 더 편안한 마음으로 방문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초면인 분들이 구면인 것처럼 말씀하셔서 처음에는 살짝 부담스럽기는 했지만, 지금은 많이 익숙해졌고 오히려 편하다.(웃음)"

권정은: "맞다. 오히려 더 편하다. 진료 시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기 보다는 더 잘 받아들여 주시는 것 같다."
 

권정은 원장(왼쪽)과 홍혜리 원장[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왜 '노 PPL' 기조를 택했나.

홍혜리:
"(유튜브 영상 속) 간접광고를 하면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는 측면에서 신뢰도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생각했다. 실제로 써보지 않은 질 세정제나 복용해보지 않은 질 유산균 등 제품·식품을 홍보한다는 것 자체가 우리 채널의 방향성과 맞지 않는다. 더 투명하게, 제대로 된 정보를 제공하자는 취지에서 노 PPL 기조로 운영하게 됐다."

-육아에 본업과 유튜버 활동까지 바쁘게 지내고 있는데.

홍혜리: "성향상 일을 꼭 해야하는 사람이다. 초등학교 저학년 ​아들 둘을 키우고 있는데 두 아이가 어렸을 때부터 '엄마는 일을 해야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계속 인지시켰다. (아이들을 자주 볼 수 없어) 마음이 아프긴 하지만, 아이들이 크면 엄마를 자랑스러워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렇게 자기암시하고 있다.(웃음) 양가 부모님이 두 아이 양육에 애써주셔서 감사하다."

권정은: "휴직하고 두 딸 아이와 함께 보낸 시기가 좀 길었는데 이때 서로 오래 붙어있었다. 지금은 그 시기를 생각하면서 버티고 있는 것 같다. 주중에 두 딸을 볼 시간이 없어 미안한 마음도 있다. 그래도 엄마가 열심히 일하는 모습을 보이면 딸들도 이를 보고 배울 점이 있지 않을까. 본인이 원하는 커리어를 스스로 찾고 이를 계속 유지할 수 있는 귀감이 됐으면 좋겠다."

-유튜버로서 어떨 때 보람을 느끼나.

홍혜리: "우리동산 콘텐츠가 공익적인 목적으로 쓰일때다. 교수님들이 (우리동산) 유튜브 잘 보고 있다고 말씀해주신다. 폐경학회장님을 모셔 촬영한 콘텐츠는 학회에서 QR코드로 배포되기도 했다. 무엇보다 의료인들이 콘텐츠를 보고 도움이 됐다는 댓글을 봤을때 보람을 크게 느낀다."

권정은: "의사들도 (우리동산을) 많이 참고한다고 하더라. 산부인과 의사나 간호학과 학생, 의대생들이 콘텐츠를 통해 많이 배우고 있다는 댓글을 보면 보람을 느낀다."

-한 개 영상이 나오기까지 얼마의 시간이 소요되나.

홍혜리: "채널 운영 초기에는 영상 기획과 촬영, 편집까지 모두 가내수공업으로 진행했다. 본업과 함께 하려니 시간이 너무 부족했다. 이에 2년 전 영상 편집자 한 명을 정식 직원으로 채용해 콘텐츠를 함께 제작하고 있다. 영상 콘텐츠 완성본이 나오기까지 일주일 정도 걸린다."

-우리동산 채널의 가장 큰 장점은 무엇인가.

권정은: "정확성이다. 최대한 정확한 최신 정보를 담으려고 노력한다. 의료 정보도 새 연구 논문이 나올 때마다 계속 바뀌기 마련인데, (우리동산은) 객관화된 통계를 찾아보고 최신 학회에서 나온 내용을 직접 공부해서 영상을 만든다. 당당하게 내세울 수 있는 장점이다."

홍혜리: "또 한 가지 자랑하고 싶은건 우리동산을 계기로 '우리동네 유니버스'가 만들어졌다는 거다. 유튜브를 준비 중이라는 동료 의사들로부터 연락을 많이 받았다. 그들이 원하면 '우리동네' 명칭을 유튜브 채널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해줬다. 이에 '우리동네 난임전문의' '우리동네 유방이야기' '우리동네 어린이병원' '우리동네신경외과' 등 자매 채널이 생기게 됐다. 이름을 공유한 것 외에 해드린 건 없지만, 그래도 우리동산 채널이 긍정적인 영향력을 미친 것 같아 뿌듯하다."

-유튜버가 되려는 의사 후배들을 위해 조언 한마디 한다면.

홍혜리: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하는게 중요하다. 영상 촬영을 위한 세팅부터 촬영, 편집, 피드백까지 하나의 콘텐츠를 만드는 건 인력 집약적인 일이다. 시간도 많이 소요된다.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했다가는 낭패를 볼 수 있다. 또 유튜브를 하면 의사 직업 특성상 광고 등 유혹이 많아진다. 외압에 흔들리지 않았으면 한다."

권정은: "어떤 콘셉트로 정할지 잘 고민해보고 재미있는 콘텐츠를 만들길 바란다. 일단 콘텐츠가 재밌어야 사람들이 찾아 보기 때문이다. 재미도 꼭 고려해야 할 요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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