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제품 전문기업 푸르밀이 사업 존속 결정 후 진행 중인 인력 구조조정 과정에서 잡음이 일고 있다. 희망퇴직 시 지급하는 위로금을 직군별로 차별 지급하기로 공지하면서 노사 갈등이 다시 수면 위로 올라왔다. 푸르밀 노동조합(이하 노조) 측은 교섭 때 합의한 내용과 배치된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16일 유업계와 노조에 따르면 지난주 푸르밀 사측이 제시한 일반직 대상 희망퇴직 모집 공고안을 놓고 본사 직원들 사이에서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앞서 사측은 지난 10일 대국민 호소문을 통해 사업종료 철회를 발표한 직후 일반직 대상 희망퇴직 모집안을 공고했다. 신동환 푸르밀 대표이사는 회사 게시판에 공고문을 게시하고 이날까지 일반직 사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받는다고 밝힌 상태다. 희망퇴직 대상은 본사 행정직, 영업직, 공장 관리직 등이다.
현재 본사 직원들은 사측이 제시한 위로금을 문제로 삼고 있다. 직원들은 기능직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준이라며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현재 공지된 위로금은 통상임금과 상여금을 합친 금액의 2개월분이다.
반면 지난 14일까지 희망퇴직 신청을 받은 기능직 직원의 위로금은 근속연수에 따라 평균 월급여의 5~7개월치였다. 25년 이상 근속한 경우엔 평균 월급여의 7개월치를 받게 되는데, 근속연수 상관없이 일반직 직원은 통상임금과 상여금 합산액의 2개월분만 받고 퇴사해야 할 처지에 놓인 것이다.
푸르밀 본사의 한 직원은 "노사 간 합의에 따라 기능직은 근속연수별로 위로금을 차등 지급한다는데 일반직은 근속연수 관계없이 동일하다"면서 "일반직은 비노조인 데 반해 기능직은 노조에 가입돼 위로금이 상이한 것 같다. 노조활동도 안 하고 월급도 30% 반납하며 고통을 분담해왔는데 일반직만 차별 지급하는 것은 납득이 되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노조는 즉각 시정조치를 요구하며 이의제기를 했지만, 교섭에 참여한 신 대표와 총무부장 등의 해명은 없었다며 사측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김성곤 노조위원장은 이날 아주경제와의 통화에서 "또 뒤통수를 맞았다. 지난 교섭 때 분명히 전 직원 대상으로 위로금을 근속연수에 따라 차등 지급하라고 요구했고 경영진 측도 합의했다"면서 "노조에는 기능직뿐 아니라 일반직들도 있기에 합의한 내용과 다르게 공지한 것에 대해 수차례 신 대표와 총무부장 등에게 이의제기했지만 아무런 답변도 듣지 못한 상태"라고 말했다.
노조 측은 위로금 차별 지급이 법적 문제가 있는지를 살펴보고 일반직 직원들의 의견 청취를 위해 본사 방문도 고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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