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엔저'에 1~3분기 수출 168억 달러 증발…韓日 수출경합도 가장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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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우 기자
입력 2022-11-17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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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일본 엔화의 급격한 평가절하로 우리나라 수출이 올 1~9월 168억 달러(약 26조4500억원) 감소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은 17일 ‘초엔저가 우리나라 수출에 미치는 영향과 시사점’ 분석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엔‧달러 환율은 지난해 4분기부터 급등하기 시작해 올해 들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엔‧달러 환율 상승률은 전년 동기 대비 2021년 4분기 8.9%, 2022년 1분기 9.8%, 2분기 18.5%, 3분기 25.5%로 급격히 올라 초엔저 현상을 부추기고 있다. 올해 1~3분기 평균으로는 전년 동기 대비 17.9% 상승이다.

올해 9월 기준으로 실질 실효 환율(교역국 간 물가 변동, 교역 비중 등을 반영한 통화의 실질가치를 나타내는 지표)은 일본 엔화가 2010년에 비해 42%, 한국 원화는 2.8% 각각 저평가된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한국경제연구원]

한경연은 2020년 기준 주요국 제조업 수출경합도에서 한국과 일본의 경합도가 69.2로 주요 수출국 중 가장 높게 나타나 초엔저 현상이 수출에 큰 영향을 준다고 분석했다. 일본에 이어 한국과 미국은 68.5, 한국과 독일 60.3, 한국과 중국 56.0 순이다.

또한 2005년 1분기에서 2022년 3분기까지 엔‧달러 환율 변화가 우리나라 수출에 미치는 영향을 실증분석한 결과 엔‧달러 환율 상승률이 1%포인트 상승(엔화 1%포인트 절하)하면 우리나라 수출가격은 0.41%포인트 하락하고 수출 물량은 0.20%포인트 감소했다. 이에 따라 수출액 증가율은 0.61%포인트 낮아진다.

올해 1~3분기 엔‧달러 환율 상승률은 17.91%로 원‧달러 환율 상승률 12.05%보다 5.86%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한경연은 올해 1∼3분기 엔·달러 환율 초과 상승률 5.86%포인트와 엔·달러 환율 상승률 1%포인트당 수출 금액 증가율 영향계수 -0.61%포인트를 이용, 엔·달러 환율 급등으로 인한 올 9월까지 한국 수출 감소액을 추정한 결과도 발표했다.
 

[자료=한국경제연구원]

추산 결과 엔·달러 환율 추가 상승으로 인한 우리나라 1∼9월 누계 수출 감소액은 168억 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같은 기간 누계 무역적자 288억9000억 달러 대비 58.2%에 해당하는 수치다.

초엔저는 우리나라는 물론이고 일본 무역수지도 악화시키는 주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초엔저 현상이 원자재 등 수입액을 증가시켜 무역적자를 심화하고, 이는 다시 엔화 약세를 초래해 무역적자 누적으로 나타난다는 설명이다. 올해 1∼9월 중 일본 무역 규모 대비 무역적자 비율은 9.1%로 우리나라 2.7%의 3배 수준이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초엔저 양상이 심화되면 우리나라를 비롯한 주요 수출국이 부정적 영향을 받는다”며 “초엔저의 부정적 영향을 완화하기 위한 국제공조 노력과 함께 일본과 수출경합도가 높은 품목에 대한 연구개발(R&D) 등 수출 지원 강화 노력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자료=한국경제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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