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만 경영' FTX, 이사회 0·회삿돈으로 부동산 구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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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주혜 기자
입력 2022-11-18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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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AFP·연합뉴스]

FTX의 방만 경영이 드러났다. 회삿돈으로 바하마에 위치한 부동산을 구매하고, 이사회를 단 한 번도 열지 않는 등 자금 흐름이 그 어떤 통제도 받지 않았다. 샘 뱅크먼 프리드 등 FTX 임원진은 자회사 알라메다리서치에서 돈을 빌려 갚지 않는 등 도덕적 해이가 상상 초월이었다.
 
17일(현지시간) CNBC, 마켓워치 등 외신에 따르면 최근 파산법 11조(챕터 11)에 따른 파산보호를 신청한 FTX에서 새롭게 최고경영자(CEO)에 취임한 존 J. 레이 3세가 이날 델라웨어주 법원에 제출한 문서에서 기업 통제 부재가 붕괴로 이어졌다고 지적했다.
 
존 J. 레이 3세는 유명한 기업 구조조정 전문가로, 지난 2001년 거액의 회계 부정으로 파멸한 엔론의 파산 처리를 진두지휘한 인물이다. 그는 40년이 넘는 기업 회생 경력에서 이번처럼 기업 통제가 완전히 실패한 사례는 처음 본다고 강조했다.

우선 FTX와 그의 자회사 모두는 이사회를 연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 뱅크먼 프리드와 직원들은 일정 시간이 지나면 메시지가 자동으로 삭제되는 앱을 통해 소통해서, 의사 결정과 관련한 기록은 남아 있지 않다. 회사 내부 커뮤니케이션 플랫폼으로 슬랙을 사용한 것으로 알려지나, 어떤 플랫폼을 사용했는지는 아직 확실치 않다고 CNBC는 짚었다.
 
재무제표는 전 CEO들 지휘 아래에서 작성된 것들로 신뢰할 수 없는 수준이다. 레이는 “신뢰성이 결여돼 정확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은행 계좌에 대한 리스트도 확실치 않아 FTX가 보유한 현금 잔액도 어림잡아 볼 수 있는 수준이다. FTX 측 변호사는 별도로 제출한 서류에 정확한 재무제표 제출 기한을 내년 1월로 미뤄줄 것을 법원에 요청했다.
 
FTX가 콜드 월렛(인터넷에 연결되지 않은 오프라인 지갑)에 보유한 가상화폐는 단 7억4000만 달러 수준이어서 채권 회수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을 전망이다.
 
자금 관리도 엉망이었다. 직원들이 온라인 채팅으로 경비 지출 신청을 하면 관리자는 이모티콘으로 승인했다. 특히 FTX가 본사를 둔 바하마의 부동산을 사는 등 사적 목적으로 회사 자금이 사용됐다. 뱅크먼 프리드는 바하마의 고급 리조트에 거주 중이다. 레이는 “(FTX 기업 자금은) 직원과 임원 등을 위해 주택 및 기타 개인 물품을 구입하는 데 사용됐다”고 서류에 적시했다. 해당 부동산 구매와 관련한 거래 및 대출에 대한 서류는 존재하지 않는다.
 
자금 흐름도 불투명했다. FTX 임원들은 9월 말 기준으로 알라메다에서 약 41억 달러를 빌린 뒤 갚지 않은 상태다. 세부적으로 보면 뱅크먼 프리드는 10억 달러를, 니샤드 싱 FTX 공동창업자는 5억4300만 달러, 라이언 살라 FTX 공동 CEO는 5500만 달러를 알라메다에서 대출을 받았다.
 
FTX의 채권자 상위 50명에 대한 명단도 18일까지 제출하기로 했지만, 관련 데이터에 대한 부정 접근 시도 등으로 인해 아직 작성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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