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경유값, 겨울철이 더 무섭다…디젤車 '퇴출론' 가속페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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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우 기자
입력 2022-11-20 2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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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발유 가격과 경유 가격이 5개월째 역전현상을 빚고 있다. 더욱이 날씨가 추워지는 겨울철에 접어들면서 경유 가격이 더 오를 것이라는 우려까지 나온다. 완성차 업계는 이러한 흐름에 경유를 사용하는 디젤차 생산 중단에 속도를 내고 있으며, 중고차 업계는 넘쳐나는 경유차 재고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20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11월 셋째 주 전국 주유소의 리터(ℓ)당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지난주보다 0.9원 내린 1658.7원으로 나타났다. 휘발유 가격은 주간 단위로 10주 연속 하락했다. 이와 달리 경유는 지난주보다 4.3원 오른 1888.8원을 기록하며 6주째 상승세를 이어갔다. 경유와 휘발유의 ℓ당 가격 차이는 약 230원이다.

휘발유와 경유 가격의 역전현상은 지난 6월 14일(경유 가격 2074.80원·휘발유 가격 2074.30원) 이후 5개월 넘게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역전현상은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가 가장 크게 작용한다. 디젤 차량 수요가 많은 유럽은 그간 수입 경유의 약 60%를 러시아에 의존해왔으며, 전쟁이 터진 후 대체선 확보에 분주했지만 이렇다 할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특히 미국의 경유 재고가 2008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나 수급난을 부채질할 조짐이다. 여기에 산유국 협의체 OPEC+가 이달부터 하루 생산량을 200만 배럴 줄이기로 합의하면서 지구촌 곳곳이 몸살을 앓고 있다.

국내 완성차 시장은 이러한 악재에 지속 노출되며 디젤차 판매량이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 과거 경유를 사용하는 디젤차는 높은 연비와 상대적으로 저렴한 경유값에 가솔린차와 시장을 양분했으나 이제는 연간 30만대 판매도 힘들 처지다.
 

[그래픽=아주경제]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1∼10월 국내 디젤 신차 등록대수는 28만8888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1.6% 감소했다. 전체 등록대수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8%에 그쳤다. 특히 지난 7월부터 현대차·기아·한국지엠·쌍용차·르노코리아 등 국내 완성차 5개사의 승용 경유차 월판매량이 1만대 이하까지 떨어졌다. 7월 9621대를 기록한 이후 8월 9346대, 9월 9319대 등 월 1만대 회복이 쉽지 않다는 진단이다.

제조사들도 디젤 주력 모델의 생산 중단을 선언하고 나섰다. 현대차는 주력 SUV 모델 ‘싼타페’와 기아 ‘쏘렌토’의 디젤 라인업을 제외할 방침이다. SUV 라인업에 집중하는 쌍용차도 디젤 퇴출에 나서는 등 국산 중형 SUV 시장에서 디젤 라인업이 포함된 브랜드는 르노코리아차의 ‘QM6’만 남는다. 현대차는 오는 2024년 디젤 소형트럭의 단종도 유력 검토하는 중으로 알려졌다.

중고차 업계 역시 고민이 커지고 있다. 디젤차를 찾는 소비자들의 발길이 뚝 끊기는 등 인기가 크게 시들고 있다. 매달 4~5% 수준으로 급락하며 재고량이 천정부지 쌓이는 중이다.

한편에서는 소형트럭 등 생계형 차량에 디젤차가 많아 정부가 일정 기간을 두고 고통 분담 정책을 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정부는 유류세 인하조치를 지속 시행하고 있지만 휘발유와 경유 모두 인하율을 일률적용, 세금이 더 많이 붙어있던 휘발유 가격이 상대적으로 인하 폭이 크다. 정부는 장기적으로 디젤차 퇴출을 지향하기 때문에 지금의 높은 경유 가격을 그대로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경유가격 역전현상이 장기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정부가 상용 디젤차는 인센티브 혜택을 좀 더 부여해 줄 필요가 있다”면서 “수소연료전지차로 상용차 시장을 대체하는 방향이 바람직하나, 아직은 기술 완성도가 부족해 경유 상용차는 당장 시장 퇴출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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