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통계청이 발표한 '상반기 지역별 고용조사-기혼 여성의 고용현황'을 보면 15~54세 기혼 여성 810만3000명 중 302만7000명이 취업을 하지 않은 상태였다. 이 가운데 일을 하다 그만둔 경력단절여성은 139만7000명으로 지난해보다 5만1000명 줄었다. 경력단절여성 비율은 지난해보다 0.2%포인트 하락한 17.2%였다.
기혼여성 중 경력단절여성은 2019년부터 규모와 비율이 꾸준히 감소하는 추세다. 이와 관련해 김경희 통계청 고용통계과장은 "결혼 자체가 줄어들고 있는 데다 경력단절여성을 줄이기 위한 정부의 각종 정책들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경력단절 사유로 '육아'를 꼽은 사람은 59만7000명(42.8%)이었다. 경력단절여성 10명 중 4명은 육아 때문에 직장을 그만뒀다는 얘기다. 이 외 결혼으로 일을 그만둔 사람은 36만8000명(26.3%), 임신·출산으로 경력이 단절됐다고 응답한 사람은 31만8000명(22.7%)으로 집계됐다.
자녀 교육을 이유로 일을 그만둔 사람은 5만명(3.6%), 가족 돌봄은 6만4000명(4.6%)이었다. 결혼을 계기로 일을 그만둔 기혼여성은 36만8000명(26.3%)이다.
특히 가족 돌봄을 이유로 하던 일을 그만둔 여성이 통계작성을 시작한 2014년 이후 처음으로 늘었다. 최근 고령층이 증가하면서 가족 구성원 중 여성이 노인 돌봄을 도맡아 하는 게 영향을 끼쳤다고 통계청은 분석했다.
연령별로 살펴보면 특히 40~50대에서 가족돌봄을 이유로 일을 그만둔 경우가 늘었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 경력단절 사유로 '가족 돌봄'을 꼽은 40대는 2만4000명, 50대는 2만1000명이었다. 그러나 올해 상반기에는 각각 3만명, 2만9000명으로 늘었다.
경력단절여성 중 30대는 60만명(43.0%)으로 가장 많았고, 40대가 58만8000명(42.1%)으로 뒤를 이었다. 경력단절여성 중 3040 여성이 차지한 비중만 85.1%에 달한 셈이다. 이 외 50대는 15만2000명(10.9%), 15~29세는 5만7000명(4.1%) 순이었다.
전체 기혼여성 중 경력단절여성 비율이 가장 높게 나타난 연령층 역시 30대였다. 30대 기혼 여성 중 27.8%가 경력단절여성이었다. 30대 미취업 여성으로 범위를 좁히면 경력단절여성 비중은 63.0%에 달한다.
경력단절 기간을 보면 '10년 이상'이 57만2000명(41.0%)으로 가장 많았다. 경력단절여성 가운데 10명 중 4명은 육아나 결혼 등으로 일을 그만둔 뒤 10년 넘게 비취업 상태에 머물렀다는 의미다. 이 외 '5~10년 미만'은 35만7000명(25.5%), '3~5년 미만'은 19만8000명(14.1%), '1~3년 미만'은 15만2000명(10.8%) 등 순으로 나타났다.
18세 미만 자녀와 함께 사는 경력단절여성 비율은 25.3%로, 전체 경력단절여성 비율(17.2%)보다 높다. 6세 이하 자녀와 함께 사는 기혼여성의 경력단절비율은 37%로 가장 높았다. 이 외 7~12세(22.0%), 13~17세(12.0%) 순으로 높았다.
올 상반기 여성 고용률은 62.6%로 2016년 이후 가장 높았다. 특히 올해 상반기 임금근로자 중 상용근로자는 168만9000명으로 1년 전보다 5만3000명으로(3.2%) 늘었다. 반면 임시·일용근로자와 비임금근로자는 전년 대비 감소했다. 최근 고용시장에 훈풍이 불면서 전체 고용률이 높아진 게 여성 고용률과 상용근로자 비율을 끌어올린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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