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자사주 소각애 나선 기업들이 잇달아 나오고 있어 주목된다. 통상 자사주 소각은 유통주식 수를 줄인다는 점에서 주주 친화적인 정책으로 대표된다. 이에 따라 주가 상승효과를 보고 있는 기업들이 상당수인 것으로 조사됐다.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보면 변동성 장세가 연출됐던 지난 10월 이후 현재까지 자사주 소각에 나선 기업들은 8개사로 나타났다. 지난해 같은 기간 7개사에 비해 1개사가 늘었다.
주가 역시 상승하면서 소각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8개사 중 자사주 소각 공시 전날 대비 주가가 상승한 기업은 5개사로 나타났다.
기업별로 메리츠증권은 지난 11월 3일 자사주 소각 공시를 내놨는데 그 전날 종가(3835원) 대비 현 주가는 5870원으로 53.06%가 급등했다. 메리츠증권의 주가 강세는 메리츠금융지주가 전날 장 마감 후 공시에서 메리츠화재와 메리츠증권을 완전 자회사 체제로 전환한다고 밝힌 점이 주가 급등으로 이어졌다. 삼성증권은 소액주주와 대주주 간 이해관계가 일치된 것으로 평가했다. 이를 통해 주가 상승과 주주환원 확대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메리츠증권은 올해에만 세 번에 걸쳐 주식 소각을 진행한 바 있고, 메리츠금융지주도 세 번에 걸쳐 자사주를 소각했다.
10월 25일 자사주 소각을 공시한 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은 4600원이던 주가가 4900원으로 6.52% 상승했다. 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의 경우 올 3분기 연결기준 누적 매출액 1549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고 밝히는 등 경영성과와 더불어 소각 효과가 더해져 주가가 상승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외에도 한미반도체(3.65%), 신한지주(1.67%), 디지털대성(1.39%) 순으로 조사됐다. 반대로 필옵틱스(-8.58%), 나노신소재(-4.58%), 백산(-3.89%) 등은 주가가 약세를 보였다.
자사주 소각은 말 그대로 기업이 보유 중이거나 매입을 통해 확보한 자사주를 없애는 것을 말한다. 이를 통해 기존 주주들은 보유 지분 가치가 높아지는 효과를 얻을 수 있고, 회사는 자본금이 줄어 자기자본이익률(ROE) 상승으로 이어진다.
전문가들은 자사주 매입보다 소각에 나서는 기업을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자사주를 매입하는 것은 대주주의 지배력을 강화하는 수단으로 사용되곤 한다”며 “자사주 매입은 명목상 주주환원으로 명시하는 경우가 많지만 사실 주주들에게 주는 긍정적인 이득은 없다. 자사주를 소각 해야만 주주들에게 이익으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등 선진국 증시 상장회사들의 경우 자사주 매입 이후 소각을 배당보다 주가 부양 및 안정 효과가 큰 주주 환원 정책이라고 보고 이를 적극 활용한다”며 “자사주 매입이 소각으로 이어질 때 지배주주의 자사주 남용 가능성을 줄일 수 있으면서 지배구조 개선 효과가 본격화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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