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분기까지 국내 물가상승률이 5%대를 웃돌 것으로 예상되면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기준금리 추가 인상을 단행하겠지만 그 인상폭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그간 물가 안정화에 쏠려있던 정책 우선순위가 경기 및 금융안정으로 이동하면서 기준금리 인상 경계감이 확대될 것이라는 시각이다.
25일 하나금융그룹 산하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이날 '11월 금통위 결과 분석 및 전망' 보고서를 통해 "11월 금통위가 높은 물가 오름세 속 경기 둔화 흐름 심화와 단기금융시장 위축 등을 감안해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을 만장일치로 결정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연구소는 "금통위가 이번 통방문에서 10월 수출 감소 전환 언급 등을 통해 성장 둔화에 대한 유의 수준을 높이는 한편 PF-ABCP 리스크 등을 추가해 금융안정에 대한 경계가 높아졌음을 확인했다"면서 "경제전망에서도 주요국 경기 동반 부진으로 내년 상반기 잠재수준을 하회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성장률을 기존 전망 대비 0.4%포인트 하향 조정했다"고 평가했다.
또한 이날 이창용 한은 총재가 현 3.25% 기준금리에 대해 중립금리 상단 혹은 그 이상의 제약적 금리 수준에 진입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발언한 점 등을 들어 기준금리 인상 기조의 후반부에 도달했음을 시사했다고 봤다. 또한 최종금리 전망에 대한 금통위원들의 견해 분포에 대해 언급하며 새 가이던스를 제시한 부분에 대해서도 주목했다.
보고서는 향후 미국 연방준비위원회(Fed·연준)의 긴축 의지와 보다 심화될 한미 간 기준금리 역전이 내년 금통위의 추가 인상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연준이 이달 FOMC에서 4회 연속 자이언트스텝을 단행하면서 미국 정책금리가 2008년 이후 14년 만에 4%대에 진입한 상황. FOMC는 성명서를 통해 '속도조절'을 시사했으나 파월 연준 의장이 인상 속도보다 최종 금리수준과 해당 금리의 지속기간이 중요하다는 점, 최종 정책금리 수준이 기존 전망(4.75%)보다 높을 수 있다는 점을 언급하고 있어서다. 한국의 최종금리가 3.5~3.75%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 속 미국 정책금리가 기존 전망치보다 상승할 경우 한미간 금리 격차는 1.25~1.5%포인트까지 벌어질 수 있다.
연구소 측은 "미국의 10월 물가가 예상치를 하회하며 둔화 조짐을 보였지만 연준 인사들은 추가 데이터를 통한 확인 필요성을 강조하며 시장의 기대감을 경계하는 듯한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며 "특히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는 아직 미국 기준금리가 충분히 제약적인 수준이 아니라며 최대 7%(최소 5%대) 수준에 도달해야 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한은의 추가 금리 인상폭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 연구소 측 시각이다. 국내 소비자물가가 공공요금 인상 등으로 높은 수준을 이어가긴 했으나 환율과 국제유가가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면서 추가 물가상승 리스크가 다소 누그러졌기 때문이다. 주요 수출국인 미국과 중국 등의 경기 위축, 기업들의 투자 조정에 따른 IT경기 둔화, 국가 간 무역 갈등 여파로 수출여건이 악화돼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고 있는 점, 국내 단기자금시장과 크레딧 시장의 불안 등 이슈는 기준금리 추가 상승을 제한하는 요인이 될 것으로 분석했다.
연구소는 "국내 금통위에서도 기준금리 인상기조 후반부에 도달했음을 시사한 만큼 당분간 금리 상방리스크는 줄어든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다만 주요국 중앙은행이 내년 1분기까지 인상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시장금리는 최종금리 전망 수준을 반영한 구간에서 하방경직성을 보일 것"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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