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치러진 중간선거에서 '레드 웨이브'(공화당 압승) 불발 여파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출마 선언이 탄력을 받지 못하는 가운데, 공화당 지지층에 큰 영향력을 지닌 머스크의 이번 입장 표명이 당내 경쟁 구도에 미칠 파급력에 관심이 모아진다.
머스크는 이날 자신이 경영하는 사회관계망서비스 트위터에서 '2024년 론 디샌티스를 지지할 것인가'라는 물음을 받자 "그렇다"고 답글을 달았다.
그러면서 "2024년 대통령직은 좀 더 분별 있고 중도적인 성향의 인물에게 돌아갔으면 한다"며 "바이든 행정부도 그렇게 되기를 희망했었지만 이제까지는 실망뿐"이라고 지적했다.
머스크는 자신의 팔로워를 상대로 한 설문조사를 거쳐 지난해 1월 의회 폭동 사태 이후 영구 정지된 트럼프 전 대통령의 트위터 계정을 되살렸으나 트럼프 전 대통령은 트위터에 복귀할 의사가 없다고 못 박은 바 있다.
머스크는 지난 6월 차기 대선과 관련해 자신의 표심이 누구에게 기울고 있느냐는 네티즌의 물음에도 "디샌티스"라고 답했었다.
7월에도 "트럼프는 임기 말이면 82살이 될 텐데 너무 늙어서 미국은 고사하고 어떤 일에서도 최고 책임자가 될 수 없다"며 "디샌티스가 2024년 바이든에게 맞서 출마한다면 쉽게 승리할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디샌티스 주지사는 한때 '리틀 트럼프'라고 불릴 정도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정책을 적극적으로 옹호해온 강경 보수 성향의 인사로, 대선 다크호스로 거론된 뒤로부터는 트럼프 전 대통령과 거리를 두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그는 이번 중간선거에서 재선에 성공하면서 공화당 진영 내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항마로 급부상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최근 디샌티스가 대선에 나설 경우 "심하게 다칠 수 있다"고 언급하는가 하면, 디샌티스가 주지사 재선에 성공하자 "평균 수준의 주지사"라고 평가절하하는 등 견제 움직임을 본격화하고 있다.
이에 디샌티스 주지사도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선 출사표를 던진 지난 15일 당일 "내가 일하며 배운 것 중 하나는 일을 이끌 때와 해낼 때 공격을 받는다는 것이다. 이게 바로 그것(트럼프 공격)의 본질"이라며 "여러분이 알게 되는 그 모든 것은 단지 소음이라고 생각한다"고 맞받아치는 등 신경전이 불붙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