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믹스 발행사인 게임업체 위메이드와 계열사 주가 곤두박질로 시장이 충격에 빠졌다. 가상자산거래소 공동 협의체인 닥사(DAXA)가 위믹스의 상장 폐지를 결정하면서다. 위메이드측은 법적 대응을 시사했으며, 금융당국은 가상화폐의 제도적 개선 여지가 있는지 검토에 들어갔다.
지난 25일 코스닥 시장에서 위메이드는 전날보다 1만6800원(28.89%) 하락한 3만94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주가 하락에 위메이드 시가총액(약 1조3316억원)은 하루 사이 5678억원 증발했다. 코스닥 시총 순위는 전일 14위에서 이날 28위까지 떨어졌다. 계열사인 위메이드맥스(-29.92%)와 위메이드플레이(-29.93%)도 각각 하한가인 1만3000원, 1만5100원에 마감했다.
이날 위메이드 주가 급락에 불을 댕긴 건 위메이드가 발행한 암호화폐인 위믹스의 상장폐지 소식이다. 전날인 24일 DAXA가 위믹스 거래지원 종료를 결정했기 때문이다. ∆유통 계획 대비 과다한 유통량 ∆잘못된 정보 제공 및 미확인 정보 언론공개 ∆소명 기간 제출 자료 오류 및 수차례 정정·수정 등이 사유로 거론됐다.
위메이드는 그간 위믹스를 중심으로 웹3 생태계 확장에 집중하며 국내에서 P2E(돈 버는 게임) 블록체인 게임 시장을 개척해온 선구자로 평가받았다. 지난해 연초 2만원대였던 주가는 지난해 11월 24만원까지 치솟으며 10루타(텐베거, 투자자가 10배의 수익률을 낸 주식 종목)를 달성하며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2021년 7월 빗썸 거래소에서 145원에 거래되던 위믹스도 그해 11월 3만원 가까이 폭등했다.
다만 올초부터 위메이드는 위믹스 투자자의 돈을 자신들의 지갑으로 여긴다는 의심을 받으며 시장에서 신뢰를 잃기 시작했다. 지난 2월 10일 위메이드가 4분기 매출에 위믹스 유동화 매출 2255억원이 반영됐다며 깜작 실적을 공개한 것이 대표적이다. 자신들이 발행한 가상화폐 위믹스를 사전 공시도 없이 2000억원어치 넘게 시장에 내다 팔았던 셈이기 때문이다.
위메이드는 위믹스 투자자들의 거센 항의에 위믹스 유동화를 그만두겠다며 한 달 만에 정정 공시하며 꼬리를 내렸다. 하지만 반전이 남아있었다. 디파이(DeFi·탈중앙화 금융) 서비스인 '코코아파이낸스'에 위믹스를 담보로 맡기고 가상화폐인 코코아 스테이블 달러(KSD)를 대출받았기 때문이다. 차입금 상환은 마쳤지만, 시장에서는 위믹스를 담보로 맡긴 것도 유동화의 성격이 짙다는 반응이었다. 이어 3월에는 갑자기 3000억원을 투자해 서울 강남구 역삼동 건물을 매수해 투자자들을 당혹게 했다.
여기에 위믹스 유통량 정보의 신뢰성에 문제가 있다는 우려가 쏟아지며 '위믹스 사태'는 본격화됐다. 지난달 26일 위믹스 시가총액이 전일 대비 2배 넘게 늘어나며 투자자들의 의혹을 샀던 일이다. 코인마켓캡에서 지난 25일 3000억원대였던 위믹스 시총은 큰 가격 변화가 없었음에도 26일 8000억원대로 표기됐다. 결국 DAXA는 지난달 27일 "DAXA에 제출된 유통량 계획 정보와 실제 유통량에 차이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라며 위믹스를 투자유의종목으로 지정했다.
금융업계에서는 닥사가 위믹스 상장 폐지를 결정하면서 위메이드가 신사업으로 낙점했던 위믹스 플랫폼 사업도 불투명해졌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임희석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상장폐지로 위믹스 플랫폼의 불확실성이 증대됐다"라며 "위믹스 거래 재개, 신작 글로벌 흥행 성과가 입증되기 전까지는 주가 약세가 전망된다"고 분석했다.
위메이드를 바라보던 시장의 시선이 달라지자 회사는 모든 수단을 강구하는 모양새다. 위믹스 상장폐지 무효화 가처분 신청은 물론 닥사를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한다는 입장이다. 위메이드 관계자는 "조만간 DAXA를 공정위에 제소할 예정"이라며 "제소 배경 등 구체적인 내용은 향후 말씀드리겠다"고 밝혔다.
논란이 가열되자 금융당국도 가상자산 상장폐지 기준과 관련해 검토에 돌입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27일 "코인 상장과 폐지에 관한 부분은 여전히 규율 공백 상태인 영역"이라며 "가상자산법 통과 과정에 반영하거나, DAXA에 권고할 수 있는 부분이 있을지 연구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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