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연대 파업에 12월 항만 기능 차질...국가 해운 수출입 위기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김성현 기자
입력 2022-11-28 18:30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부산항 등 주요항만 컨테이너 반출입량 바닥

  • 환적 불가능...해외선사 한국 패싱 우려

  • 장기화될 경우 국내 수출 기업 타격도

28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이하 화물연대)의 파업이 닷새째를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해운업계에서는 12월 1일이 되면 국내 해운 수출입이 완전히 마비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부산항을 비롯한 주요 수출입 항만의 장치율(컨테이너 적재율)이 100%에 다다르면서 항만이 기능을 상실한다는 의미다. 당장은 컨테이너선을 주력으로 하는 해운사들의 실적 하락이 우려되며, 장기화 시에는 국내 모든 수출입기업의 위기와 동시에 국가 수출입 고립이라는 상황에 처할 수도 있다. 
◆ 부산항 컨테이너 반출입 10분의 1 아래로...정부 장치율 확보노력도 시간끌기 수준
이날 해운업계에 따르면 HMM 등 국내 주요 컨테이너선사는 12월 1일에는 부산항을 비롯한 국내 주요 항만의 장치율이 한계에 다다를 것으로 보고 관련 대책을 세우는 중이다.

특히 부산항의 장치율 100%는 국내 해운 수출입의 72%가 마비됨을 의미한다. 항만에 컨테이너가 가득 차면서 짐을 내릴 수도, 실을 수도 없으며 환적 역시 불가능해진다. 국내 선사는 물론 해외 선사까지 한국에서 짐을 내리거나 싣지 못하고 패싱해야 하는 상황이 오는 것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기준(전일 오후 5시부터 집계) 전국 12개 항만의 장치율은 62.4%로 평소와 비슷한 수준이다. 다만 컨테이너 반출입량이 평시의 5분의 1 수준(21%)이라 장치율이 급격히 증가하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파업이 시작된 24일 오후 5시 기준 국내 12개 항만의 컨테이너 반출입량은 평시 대비 40% 수준인 1만4695TEU(1TEU는 컨테이너 한 개 분량)를 기록했으며, 27일 오후 5시에는 평시의 7.6% 수준인 2788TEU까지 감소했다.

부산항만 놓고 보면 이날 오전 10시 기준 컨테이너 반출입량은 5800TEU로 평시(2만5572TEU) 대비 4.4% 수준이다. 반출입 물량이 평소의 10분에 1에도 못 미치는 셈이다.

부산항만공사 관계자는 “화물연대가 항만의 출입구를 막고 있어 반출량이 급격히 줄었다”며 “자체 화물차와 내부 장치를 활용해 최대한 대응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부산항 외에도 광양항, 평택·당진항, 울산항 등 일부 항만에서는 컨테이너 반출입이 사실상 중단된 상황이다. 이날 오전 10시 기준 광양항의 반출입량은 2TEU를, 평택·당진항과 울산항은 각각 8TEU를 기록했다. 광양항의 평시 반출입량은 3402TEU다.

해양수산부는 반출입량 감소에 따른 장치율 급증을 최대한 늦추기 위해 전국 31곳에 17만7000TEU를 보관할 수 있는 추가 공간을 확보했다. 다만 해운업계는 17만TEU의 추가 하적 공간을 감안하더라도 내달 초부터는 국내 주요 항만이 마비될 것으로 보고 있다.
 
◆ 반복되는 파업에, 해운사 신뢰도 바닥 우려...국가 고립 전망도
화물연대 파업은 당장은 HMM 등 주요 해운사에 큰 피해를 줄 것으로 보인다. 지난 25일 기준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1229.90으로, 2020년 8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올해 고점(1월 5109.6)과 비교해도 75.93%가 감소한 수치다.

컨테이너선의 시황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수출입 항만까지 마비된다면 HMM의 4분기 실적은 전 분기와 비교해 큰 폭 감소할 전망이다. 또 주요 고객사들에 대한 보상금 등도 문제가 되면서 국내 해운업계는 비용으로 환산할 수 없는 신뢰도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됐다.

더 큰 문제는 국내 해운 수출입이 마비된다는 것이다. 국내 해운사는 물론 해외 해운사 역시 한국에서 정상적인 업무를 할 수 없게 돼 국가 수출 경쟁력이 크게 떨어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특히 올해에만 두 차례 항만이 마비될 위기에 처한 만큼 해외 선사들이 한국을 기피하는 현상까지 발생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 해운업계 관계자는 “당장 국내 해운사 실적이 문제가 아니라 국가 수출입이 마비되는 것을 의미한다”며 “사실상 섬과 같은 국내 지정학적 특성상 해운 마비는 국가 고립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부산항 신선대와 감만부두 모습[사진=연합뉴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