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SK온, 북미 전기차 동맹…IRA 넘고 '친환경차 톱'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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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가림 기자
입력 2022-11-29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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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그룹이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시행에 따른 새로운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국내 배터리업계와 연합 전선을 구축하고 있다. SK온·LG에너지솔루션과 배터리 공급 협력에 나서 전기차 가격 경쟁력을 일찌감치 확보해 테슬라를 넘어 미국 친환경차 시장 톱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전략이다. 

현대차그룹과 SK온은 29일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SK그룹 본사에서 김흥수 현대차그룹 기획조정실 미래성장기획실장∙EV사업부장 부사장, 최영찬 SK온 경영지원총괄 등이 참석한 가운데 북미 전기차 배터리 공급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를 체결했다.

이번 전략적 제휴를 기반으로 양측은 2025년 이후 미국 내 현대차그룹 전기차 공장에 SK온 배터리를 공급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공급 물량과 협력 형태, 공급 시점 등 구체적인 사안은 향후 논의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MOU가 현대차와 SK온 간 합작공장 설립으로 이어지는 초기 단계로 보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내년 상반기 착공할 미국 조지아주 신공장 인근에 배터리 제조 공장을 지을 계획이다. 이번 MOU에 따라 배터리 제조 공장에 SK온이 참여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이 공장은 1183만㎡(약 358만평) 용지에 전기차를 연간 30만대 생산할 수 있는 규모로 지어진다. 

현대차그룹은 SK온이 제조한 파우치형 배터리를 주요 전기차 모델에 적용해왔다. 아이오닉5와 아이오닉6를 비롯해 2024년 생산될 아이오닉7에 모두 SK온 배터리가 쓰인다. 기아 EV6와 내년 출시를 앞둔 EV9, 제네시스 GV60 EV, 제네시스 GV70 EV에도 SK온 배터리가 장착된다. 이번 협약을 통해 양측 간 파트너십은 더욱 공고해질 전망이다. 

현대차그룹은 LG에너지솔루션과도 미국 내 전기차 배터리 수급을 위한 물밑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과 기아 조지아 공장도 전기차 생산을 위해 라인을 전환하고 있어 추가적인 배터리 공급이 필요한 상황이다. 양사는 인도네시아에서 합작 공장을 건설 중이며 2024년 가동을 앞두고 있다. 합작 경험이 있는 만큼 미국에서도 협력 관계가 이어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그룹이 국내 배터리업계와 협력하는 것은 IRA 시행으로 배터리 소재부터 셀배터리셀, 전기차까지 미국 현지 생산을 대폭 늘려야 하기 때문이다. 미국 내 활약을 바탕으로 글로벌 3위 완성차 업체로 도약한 현대차그룹으로서는 미국 시장은 반드시 잡아야 한다. 

SK온은 최근 배터리 핵심 소재인 리튬 확보를 위해 호주, 칠레 등 미국과 FTA를 체결한 나라의 자원개발 업체들과 구매 계약을 맺는 등 IRA 요건 충족을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국내 배터리사의 선제적인 현지화 전략을 등에 업고 원활한 배터리 수급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현대차그룹은 미국에서 친환경차 라인업을 빠르게 늘려가고 있다. 미국 내 현대차그룹 전기차 판매량은 2019년 4만8862대, 2020년 3만9024대, 2021년 11만643대 등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올해 들어 10월까지 친환경차 판매량은 14만8117대로 테슬라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60.3% 증가했다. 전체 판매량에서 친환경차가 차지하는 비중도 2019년 3.7%에서 올해 12.2%로 3배 이상 늘었다.
  
김흥수 현대차 부사장은 "이번 북미 지역 배터리 공급 협약으로 전기차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할 수 있을 것"이라며 "양사 간 협력을 통해 안정적인 공급을 바탕으로 시장 주도권을 확보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영찬 SK온 경영지원총괄은 "양사 간 협력은 큰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한다"며 "북미 자동차 시장의 전동화 과정에서 양사가 확고한 위치를 점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조지아주 브라이언 카운티에 건설 예정인 ‘현대자동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 조감도 [사진=현대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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